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주주들한테 배당했다.주당 배당금은 3650원으로 전년도 550원에 비해 7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같은 깜짝 고배당에 시장에서는 국민은행이 배당주로 탈바꿈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과거 신용카드 위기 이후 부실 처리 문제로 쥐꼬리 배당을 해오던 모습을 기억하던 투자자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지난해 고배당은 과거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론스타가 일방적으로 파기함으로써 당장 자본 필요량이 줄어든 데다 외환은행 인수 무산에 따른 주주 보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이 때문에 배당을 올해는 다시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이 이미 최소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한다고 확인한 만큼 배당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도 이익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외환은행 매각 문제가 조기에 매듭짓기 힘든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배당도 예상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국민은행 배당성향은 41%,주당 배당금은 3500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이병건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 수준에서 예상 배당수익률은 4.5%에 달해 대형주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은행의 고배당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본 여력이 튼튼해졌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3년간 강정원 행장의 '내실 다지기' 경영 덕분에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10.72%로 업계 최상위권으로 높아졌다"며 "이로써 최소 3조원 이상의 자본 잉여를 확보해 향후 배당 증가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배당 매력 외에도 현재 국민은행이 추진 중인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나 적극적인 해외 진출,증권업 등 사업 다각화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