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3만㎡ 규모의 한국화이자 공장부지가 고층 아파트와 빌라로 구성된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된다.이곳은 한강과 인접해 있는 데다 교통 여건이 좋고 주위에 아파트촌이 형성돼 있어 '노른자위 땅'으로 주목받아 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한원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의 한국법인인 한국화이자로부터 이 회사 광장동 사옥 및 공장부지 3만3803㎡(1만225평)를 매입했다.매입 금액은 220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광진구청의 자문을 얻어 고급 아파트단지 건설 등을 담은 부지 개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올 12월까지는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해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한원건설 컨소시엄은 이곳에 1~3종 주거지역이 섞여 있는 점을 고려,30층 이상 고층 아파트와 중.대형 고급 빌라를 함께 지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이 부지는 1종 주거지역 7830㎡(23.2%),2종 주거지역 1만1298㎡(33.4%),3종 주거지역 1만4675㎡(43.4%)로 이뤄져 있다.한국화이자가 입찰에 앞서 자체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며 2005년 광진구청에 제출한 지구단위개발계획에서는 35층 아파트 1개동,30층 아파트 2개동,4층 빌라 5개동을 짓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곳은 천호대교와 올림픽대교 사이 한강 북단에 있어 고층 아파트를 지을 경우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또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이 500여m 거리에 위치해 교통여건도 양호한 편이다 .이에 따라 한국화이자가 7월 부지 입찰에 나섰을 당시 100여개의 건설업체가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 부지 개발의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이 부지를 개발하는 데는 매입 가격 2200억원에다 건축비 등을 포함,총 35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해 아파트 분양가가 3.3㎡(1평)당 최저 2600만원 선에서 책정돼야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이는 주변 아파트 값과 비슷한 수준이지만,분양가 상한제에서는 실제 매입 가격이 아닌 감정가로 택지비가 정해져 실제 분양가는 이보다 훨씬 낮은 선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지난해 이 부지의 공시가격은 이번 매입 가격의 절반인 1100억원이었다.

지난 7월 부지 매입 입찰에 참여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당시 중도에 입찰을 포기했다"며 "부지 위치가 좋긴 하지만 공시가격의 2배 수준으로 감정가를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