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미래다] (8ㆍ끝) 두바이 날리지빌리지의 힘‥기업 필요따라 커리큘럼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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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미래다] (8ㆍ끝) 두바이 날리지빌리지의 힘‥기업 필요따라 커리큘럼 조정
실무형 인재 길러낸다
위스키와 대학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정답은 '높은 수준에 오르려면 수십년의 시간이 걸린다'다는 점이다.전세계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 나도는 우스개 소리다.역사와 전통이 없는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하지만 이 공식에 예외가 생겼다.아랍에미리트(UAE)의 토호국 두바이에 2003년 세워진 백화점식 대학타운 '날리지빌리지(Knowledge Village)'가 등장하면서 생긴 일이다.
두바이 정부는 대학을 직접 설립해 육성하는 방법으로는 단시간에 경쟁력있는 대학을 만들 수 없다고 판단,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듯 미국 미시간대(2008년 개교),호주 울릉공대 등 20여개 해외 유명 대학들을 한 캠퍼스에 유치했다.예컨대 경영대는 미국의 교육기관이,공대는 독일의 교육기관이,음대는 프랑스의 교육기관이 담당하는 식이다.해외 단과대학을 한자리에 모아 거대한 종합대학을 만드는 모델을 도입한 것은 두바이가 처음이다.
두바이 날리지 빌리지의 학생 수는 해마다 2~3배씩 늘어나고 있다.그만큼 인재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날리지 빌리지는 철저히 기업들의 요구에 맞는 인재를 길러낸다.IT 관련 기업이 늘어나면 IT관련 단과대를 새로 유치하거나 관련 대학의 정원을 늘리는 방법을 쓴다.현재 가장 수요가 많은 전공은 금융,건설,물류,미디어,엔지니어링 등이다.
아유브 카짐 날리지 빌리지 대표는 "2003년 개교 당시만 해도 20개 입주대학을 합해 2000명에 불과했던 학생 수가 지금은 1만명을 넘어섰다"며 "2012년이면 2만5000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카짐 대표는 "하루가 지나면 빌딩이 하나 생기고 새 프로젝트가 가동되는 만큼 인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지금도 마이크로소프트,IBM,시스코 등 400~500여개의 글로벌 기업이 날리지 빌리지로 부터 인재를 공급받는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직원 재교육이나 R&D센터와의 공동연구 등도 날리지 빌리지의 몫이다.기업의 필요에 따라 커리큘럼을 구성할만큼 기업 사정에 대해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날리지 빌리지는 밀려드는 기업의 재교육과 공동연구 제의 때문에 날리지 빌리지 인근에 아카데미 씨티를 건설해 기존의 20개여개 대학을 이전하고 현재 쓰고 있는 대학부지와 건물을 기업 트레이닝 센터겸 R&D 연구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명문 대학의 유치를 위해 날리지 빌리지가 내건 인센티브는 파격적이다.두바이에 입주하는 해외 교육기관으로부터는 세금을 받지 않고 토지도 거의 무상으로 제공한다.학교의 소유권도 100% 인정해준다.등록금 수입을 본국으로 송금하는데도 아무런 제한이 없다.학교 설립에 자금이 부족할 경우 두바이의 산업타운인 인터넷시티(IT기업 타운),미디어시티(미디어 관련 기업 타운) 등에 입주한 기업으로부터 펀딩을 대신 받아준다.기업들은 대학이 벌어들이는 수입의 일부분을 가져갈 수 있고 또 기업에 필요한 맞춤 인력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을 돕는데 적극적이라는 것이 날리지 빌리지 측의 설명이다.
날리지 빌리지에 입주한 대학들은 철저하게 '글로벌 룰'을 따른다.대학을 운영하는 국가도 다양하고 졸업후에는 영어를 쓰는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강의가 영어로 이뤄진다.학교에서 사용하는 서류나 문건도 아랍어로 돼 있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유학생의 비율도 30%에 달한다.개교 4년된 학교치고는 상당히 높은 비율인 셈이다.외국인 학생들은 주로 인근 아랍국가와 인도 등을 비롯해 총 87개국에서 왔다.조지 사드 날리지 빌리지 대외협력부 직원은 "두바이는 상주 외국인을 제외한 인구가 30만명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에 내국인 학생의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은 적은편"이라며 "매년 외국인 학생의 지원이 늘어나고 있어 2012년 경에는 외국인 학생의 비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입주한 대학들은 두바이의 대학생들의 강점을 세계 어느곳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문화 민감성'이라고 평가한다.2400명의 학생을 보유,날리지 빌리지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호주 울릉공대의 에두아르도 하짐 교수는 "울릉공대 두바이캠퍼스 학생들의 학업 수준은 호주 본교에 비해 손색이 없으며 특히 IT부문 학생들은 본교의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이 모이다 보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최근에 더 많은 학생들을 받기 위해 건물을 추가로 얻었다"며 "향후 3000~4000명 선으로 학교의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바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위스키와 대학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정답은 '높은 수준에 오르려면 수십년의 시간이 걸린다'다는 점이다.전세계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 나도는 우스개 소리다.역사와 전통이 없는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하지만 이 공식에 예외가 생겼다.아랍에미리트(UAE)의 토호국 두바이에 2003년 세워진 백화점식 대학타운 '날리지빌리지(Knowledge Village)'가 등장하면서 생긴 일이다.
두바이 정부는 대학을 직접 설립해 육성하는 방법으로는 단시간에 경쟁력있는 대학을 만들 수 없다고 판단,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듯 미국 미시간대(2008년 개교),호주 울릉공대 등 20여개 해외 유명 대학들을 한 캠퍼스에 유치했다.예컨대 경영대는 미국의 교육기관이,공대는 독일의 교육기관이,음대는 프랑스의 교육기관이 담당하는 식이다.해외 단과대학을 한자리에 모아 거대한 종합대학을 만드는 모델을 도입한 것은 두바이가 처음이다.
두바이 날리지 빌리지의 학생 수는 해마다 2~3배씩 늘어나고 있다.그만큼 인재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날리지 빌리지는 철저히 기업들의 요구에 맞는 인재를 길러낸다.IT 관련 기업이 늘어나면 IT관련 단과대를 새로 유치하거나 관련 대학의 정원을 늘리는 방법을 쓴다.현재 가장 수요가 많은 전공은 금융,건설,물류,미디어,엔지니어링 등이다.
아유브 카짐 날리지 빌리지 대표는 "2003년 개교 당시만 해도 20개 입주대학을 합해 2000명에 불과했던 학생 수가 지금은 1만명을 넘어섰다"며 "2012년이면 2만5000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카짐 대표는 "하루가 지나면 빌딩이 하나 생기고 새 프로젝트가 가동되는 만큼 인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지금도 마이크로소프트,IBM,시스코 등 400~500여개의 글로벌 기업이 날리지 빌리지로 부터 인재를 공급받는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직원 재교육이나 R&D센터와의 공동연구 등도 날리지 빌리지의 몫이다.기업의 필요에 따라 커리큘럼을 구성할만큼 기업 사정에 대해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날리지 빌리지는 밀려드는 기업의 재교육과 공동연구 제의 때문에 날리지 빌리지 인근에 아카데미 씨티를 건설해 기존의 20개여개 대학을 이전하고 현재 쓰고 있는 대학부지와 건물을 기업 트레이닝 센터겸 R&D 연구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명문 대학의 유치를 위해 날리지 빌리지가 내건 인센티브는 파격적이다.두바이에 입주하는 해외 교육기관으로부터는 세금을 받지 않고 토지도 거의 무상으로 제공한다.학교의 소유권도 100% 인정해준다.등록금 수입을 본국으로 송금하는데도 아무런 제한이 없다.학교 설립에 자금이 부족할 경우 두바이의 산업타운인 인터넷시티(IT기업 타운),미디어시티(미디어 관련 기업 타운) 등에 입주한 기업으로부터 펀딩을 대신 받아준다.기업들은 대학이 벌어들이는 수입의 일부분을 가져갈 수 있고 또 기업에 필요한 맞춤 인력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을 돕는데 적극적이라는 것이 날리지 빌리지 측의 설명이다.
날리지 빌리지에 입주한 대학들은 철저하게 '글로벌 룰'을 따른다.대학을 운영하는 국가도 다양하고 졸업후에는 영어를 쓰는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강의가 영어로 이뤄진다.학교에서 사용하는 서류나 문건도 아랍어로 돼 있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유학생의 비율도 30%에 달한다.개교 4년된 학교치고는 상당히 높은 비율인 셈이다.외국인 학생들은 주로 인근 아랍국가와 인도 등을 비롯해 총 87개국에서 왔다.조지 사드 날리지 빌리지 대외협력부 직원은 "두바이는 상주 외국인을 제외한 인구가 30만명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에 내국인 학생의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은 적은편"이라며 "매년 외국인 학생의 지원이 늘어나고 있어 2012년 경에는 외국인 학생의 비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입주한 대학들은 두바이의 대학생들의 강점을 세계 어느곳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문화 민감성'이라고 평가한다.2400명의 학생을 보유,날리지 빌리지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호주 울릉공대의 에두아르도 하짐 교수는 "울릉공대 두바이캠퍼스 학생들의 학업 수준은 호주 본교에 비해 손색이 없으며 특히 IT부문 학생들은 본교의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이 모이다 보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최근에 더 많은 학생들을 받기 위해 건물을 추가로 얻었다"며 "향후 3000~4000명 선으로 학교의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바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