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처음으로 MBA과정을 개설한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는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KT 등 국내 굴지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글로벌 IT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1997년 설립한 대학이다.입학생의 수가 적고 전공이 IT 분야로 제한돼 있어 지명도는 높지 않지만 대입 커트라인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과학기술원(KAIST),포스텍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문이다.특히 모든 전공과목을 영어로 강의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대학들과 차별화된다.

ICU 경영전문대학원은 이 같은 학부의 강점을 살려 '글로벌 IT MBA' 과정 등 IT와 경영이론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IT 분야에 특화된 MBA과정을 만든 것은 ICU가 처음이다.

ICU 관계자는 "산업 간,학문 간,기술 간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기술과 경영능력을 동시에 갖춘 고급 IT 인재가 과거보다 많이 필요하게 됐다"며 "IT 분야가 특화된 경영전문대학원을 개설한 것도 이 같은 산업계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IT MBA' 과정은 최장 2년 주간 과정으로 국내 학생 30명과 외국인 학생 10명 등 40명을 정원으로 한다.학부와 마찬가지로 모든 과목의 강의가 영어로 진행된다.졸업생들이 해외에서도 무리 없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IT MBA의 전공은 크게 'IT 매니지먼트 트랙'과 '비즈니스 인 IT 인더스트리 트랙' 두 종류로 나뉜다.'IT 매지니먼트 트랙'은 IT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직장경력을 쌓은 학생들을 위한 과정이다.IT 기술을 도입해 기업의 역량을 높이는 노하우를 알려준다.'비즈니스 인 IT 인더스트리 트랙'은 IT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학생들에게 알맞다.IT기업의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ICU 경영전문대학원은 해외 MBA스쿨과의 연계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프랑스 IT 분야 그랑제콜(Grande Ecole)인 INT(Institut National des Telecommunication)와는 복수학위(Dual Degre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복수학위제는 1개 학위가 나오는 공동학위제와는 달리 양 대학에서 2개의 학위가 각각 나오기 때문에 ICU와 INT 교육과정을 모두 통과하면 두 학교 학위를 모두 받을 수 있다.올 가을학기부터 3명의 ICU학생이 프랑스 INT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이 학교는 미국 미시간주립대,버지니아공대,퍼듀대,영국 런던의 퀸메리대,프랑스 ENST,인도공대,싱가포르 난양기술대 등과 복수·공동학위프로그램 개설을 논의하고 있어 향후 교류 대학의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T MBA' 과정의 졸업이수 학점은 45학점이다.학생들이 자신의 교육환경과 목적에 따라 1년 과정(3개 학기),1년6개월 과정(5개 학기),2년 과정(6개 학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1년 과정을 선택한 사람은 3개 학기를 마친 후 직장에서 필드 스터디(Field Study)나 인턴십을 통해 추가 학점을 취득해야 한다.

학비는 연간 1500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성적 우수자들은 매년 800만원씩의 장학금을 보조받을 수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