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신용위기 사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고 미국의 부동산 시장도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천은 16일 '소비 잔치는 끝났다(The consumer buying binge is over)'라는 기사에서 "지난 1990년대 말과 같은 미국의 소비 활황 시대는 당분간 오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천은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로 △모기지 시장 침체 △부동산 거품 붕괴 △실질임금 상승 정체 △신용카드 대란 가능성 등을 들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물건을 사들일 것이며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긍정론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이들 낙관론자들은 고용 시장이 크게 위축되지 않는 한 미국 경제는 견고한 상태를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포천은 현재 상황은 이전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역시 기존 주택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다 주택 가격의 하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실제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이날 발표한 10월 주택건설업 경기신뢰지수는 전달의 20에서 18로 떨어지며 1985년 지수가 도입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역시 "주택 경기 침체가 내년 미국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완전한 신용 시장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천은 또 "주요 유통업체들의 실적에서도 소비 위축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며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매출 감소로 지난 8월 실적 목표를 낮췄으며 미국 2위 유통업체인 타깃,미국 2위 건축자재 업체인 로우스도 최근 매출 전망치를 내려잡았다"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