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가 급락했다.

외국인의 증시 투자를 제한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발표가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이로 인해 장중 한때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인도 뭄바이 증시의 선섹스지수는 17일 1.76% 내린 18,715.82로 마감했다.이날 개장하자마자 5% 이상 폭락해 오전 9시50분께에는 하락폭이 7.9%로 확대됐다.19,000선을 웃돌던 지수가 단번에 17,000대로 폭락하자 인도증권거래소가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를 일시 중단시키는 조치)를 발동했다.한 시간 후 거래를 재개했지만 여전히 팔자 주문이 우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인도 정부가 발표한 외국인 투자 제한 조치로 상승세를 보이던 인도 증시가 갑자기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이번 제한 조치의 핵심은 해외투자자들이 인도 상장회사의 주식과 연계된 파생상품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과열된 증시를 진정시키려는 조치다.

파생상품을 통해 주식 투자 리스크를 줄여온 외국인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블룸버그통신은 "그동안 인도 증시를 떠받쳐온 외국인 자금이 이번 조치로 인해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서둘러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전했다.인도 증시 하락은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이날 미국 달러 대비 인도 루피화 가치는 1% 이상 떨어졌다.

추문성 신한BNP파리바투신 해외운용팀 이사는 "신흥시장에서는 가끔 정부 규제 정책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기도 하지만 인도 경제의 기본 여건이 중국 못지 않게 좋은 상황이고 브릭스 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 추세가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모건스탠리도 "태국이 작년 말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5개월 내에 주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한 적이 있었다"며 이번 정부 조치가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16일 현재 인도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1조1500억원이며 친디아 펀드나 브릭스 펀드 등을 통해 투자되는 자금까지 합하면 3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