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카드사들이 '선(先) 포인트(세이브) 카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선 포인트 카드란 물건 값을 미리 할인받고 나중에 본인이 쌓은 카드 포인트로 할인받은 돈을 갚는 상품이다. 최근 들어 이런 상품을 내놓는 금융사들이 늘면서 선 포인트 카드로 구입할 수 있는 품목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선 포인트 카드를 출시한 금융사들은 9곳. 지난해만 해도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정도만이 선 포인트 마케팅을 펼친 것에 비하면 1년 만에 7개의 은행과 카드사들이 선 포인트 시장에 새로 뛰어든 셈이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모두 선 포인트 카드를 내놓았고 은행 중에서는 외국계 은행과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선 포인트 카드를 선보였다.

선 포인트 카드로 살 수 있는 물건 범위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동차와 일부 가전제품 정도만 선 포인트 적용대상에 포함됐지만 최근에는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여행상품 뿐 아니라 오토바이나 보일러까지로 그 범위가 확대됐다. 선 포인트 한도도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커졌다.

이처럼 은행과 카드사들이 선 포인트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장기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일단 선 포인트 카드로 물건을 사면 최소 2년이나 3년 동안 카드를 쓰게 되고 그 기간 내에 미리 할인받은 돈을 다 갚지 못한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3년 이상 카드를 사용하게 된다. 실제 50만원을 미리 할인받은 뒤 이 금액을 3년 안에 포인트로 다 갚으려면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을 써야 하기 때문에 기간 내 할인액을 전부 상환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