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盧ㆍ鄭은 한묶음 … 鄭, 전통지지층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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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대선 '구도 싸움' 불 붙었다.
국정실패 VS 국가발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간 대선 구도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 후보가 '정권 연장 대 정권교체''국정실패 세력 대 국가발전 세력'등의 화두로 대선구도를 몰아가는 데 대해, 정 후보가 '시민경제 대 특권층 경제''평화 대 반평화'라는 맞불카드로 역공을 가하면서 첨예한 대립각이 서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구도싸움은 유권자에게 손쉽게 어필할 수 있어 지지세력 결집이 용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후보=한나라당 대선준비팀이 마련한 7대 선거 전략의 첫번째는 '대결 프레임 선점'이다.'무능한 국정 실패세력'대 '유능한 국가발전세력','정권 연장'대 '정권 교체','지난 5년을 또 할 것인가'대 '새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말 잘하는 세력'대 '일 잘하는 세력' 등이다.한나라당은 이런 기본 구도를 집중적으로 내세우면서 유권자들에게 선택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국정실패로 인해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고 보고,노무현 대통령과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는 게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한 고위 당직자는 18일 "노 정권에 대한 국민 평가는 이미 끝났다.최근에는 측근들의 비리로 도덕성마저 붕괴 됐다"며 "무능한 국정실패 세력을 유능한 국가 발전 세력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먹혀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현정권과 정 후보를 '한묶음'으로 만드는 데 발벗고 나섰다.
국정실패 이미지를 정 후보에 덧씌우기 위해서다.이 후보가 "뭐라고 하든 결국은 노무현 정권의 아류"라고 비판한 것은 이런 차원이다.한나라당은 국정실패 세력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경제,실용,변화라는 아젠다를 선점해 집권 세력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정 후보=정 후보가 내세우는 '서민경제 대 특권경제'는 경제이미지를 선점한 이 후보를 '20%의 부자의 대변자'라로 몰아붙임으로써 중산층 서민의 지지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약자와 서민층을 배려하는 '차별 없는 성장,따뜻한 성장'과 '중소기업 대국실현'을 강조하는 것이나 후보 수락연설에서 제기한 '2(부자) 대 8(가난한 자) 사회'도 같은 맥락이다.
'평화 대 반평화'는 이 후보를 수구 냉전세력으로 규정,남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한반도의 평화무드를 대선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개성동영'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평화이슈를 선점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정 후보가 후보선출 직후부터 이 후보와의 구도싸움에 매달리는 것은 이를 통해 범여권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중산층과 서민,개혁세력을 결집하겠다는 복안이다.
범여권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중립지대에 머물고 있는 지지층을 유인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후보 선출의 여세를 몰아 열흘 이내에 지지율 20% 돌파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양자대결 구도 정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시한이 다음 달 25일인 만큼 범여 대표주자로 조기에 자리매김해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생각도 깔려있는 것 같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