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은 나 자신을 위해 있는 것이지 내가 원칙을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주식 고수의 원칙이나 추천종목을 무조건 맹신해서는 안됩니다."

유수민 나눔투자자문 상무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매매 원칙을 개발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증권업계 각종 수익률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을 차지하고 3년 만에 50만원을 10억원으로 불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동양종금증권 상품운용부 펀드매니저 생활을 그만두고 수익률대회 고수 2인방(박진섭 대표,김동일 이사)과 함께 만든 나눔투자자문에서 운용을 맡고 있다.

이들이 공동으로 운용하는 투자자금의 수익률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에 100%를 넘어섰다.

내 자산운용회사,내 펀드를 찾으려는 그의 시작은 그런대로 성공적인 셈이다.

하지만 유 상무의 주식 첫 입문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소위 말하는 '깡통(신용융자 담보부족)' 계좌를 세 번이나 찼다.

자신의 돈은 물론 누나와 막내 형님의 결혼 자금까지 모두 날렸다.

금액으론 몇 천만원 정도였지만 가족들에겐 큰 돈이었다.

유 상무는 "그땐 정말 막막하더라구요.

눈 앞이 캄캄하고 '어떻게 이 돈을 벌어야 할까' 온통 그 생각뿐 이었다"고 회고했다.

사실 그는 깡통을 세 번이나 차는 동안 주식이 3일 결제라는 것도,매매에는 위탁수수료나 세금이 붙는다는 것조차 몰랐다.

오직 돈을 벌겠다는 욕심 하나로 뛰어든 것이었다.

유 상무는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라는 심정으로 쌈짓돈 50만원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다.

주식 관련 서적을 꿰뚫고 하루도 빠짐없이 매매일지를 써내려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그만의 투자기법을 만들었다.

매매일지를 작성한 지 3개월이 지나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매매기법과 손절매,매수.매도 시점 등 자신만의 매매방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매매일지에 변화와 흐름 등을 아주 자세히 적다보니 제 주식투자의 장점과 단점을 발견할 수 있었죠.저도 모르는 사이에 나만의 매매방식도 생겨나더군요.

이번에는 정확한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을 손에 쥔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어요."

그로부터 그의 계좌 수익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50만원은 3년 정도 지나자 10억원으로 불었다.

굿모닝신한증권 빅게임대회를 비롯해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수익률대회,동양종금증권 영파워 랠리 등 증권사 각종 수익률 대회를 휩쓸었다.

그동안 그는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보다 이론적으로 재무장했다.

동양종금증권 영파워 랠리는 유 상무에게 소위 말하는 제도권 펀드매니저의 길을 열어줬다.

3위 내 입상자에게는 펀드매니저로 특별 채용하는 기회가 제공됐기 때문이다.

그는 그 대회에서 3주간 909%라는 경이적인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동양종금증권에서 자산 운용을 맡은 후에도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연간 100%가 넘는 수익을 내 주목을 받았다.

유 상무는 수차례에 걸쳐 '자신만의 매매원칙'을 강조했다.

"세상에 완벽한 주식투자법이란 없습니다.

단지 주식 전문가들이 오랜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놓은 독특한 주식투자법이 있을 뿐이죠.문제는 바로 여기서 생겨납니다.

사람마다 성격도 다르고 추구하는 스타일도 다르듯이 매매방식이나 전략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죠." 그래서 그는 나만의 운용방법을 만들 수 있는 '매매일지 작성'을 적극 권한다.

그는 원칙 몇 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조급증은 실패를 부른다고 강조했다.

"모름지기 투자는 한강에 떠 있는 유람선을 보듯 여유롭게 해야 합니다.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가 확신이 섰을 때만 투자해야 합니다.

확신이 없으면 차라리 쉬는 게 낫죠.기회는 많지만 그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목표 수익률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잡을 것을 권했다.

유 상무의 책상 앞에는 '나의 목표수익률은 일일 1%,일주일 5%,한달 20%,일년 30~100%'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그는 "목표를 향해 조금씩 전진하기보다 한방에 달성하려는 사람이 많다"며 "몇 % 수익을 냈느냐보다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절매'의 중요성은 그의 입을 통해서도 나왔다.

"손절매는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이죠.최소 3개월 정도는 실전매매로 손절매 경험을 쌓아야 그 감을 익힐 수 있습니다.

" 그는 "손절매는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무기"라고 설명했다.

주가하락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는 절대 제대로 된 매매를 할 수 없는데 손실폭을 정해 놓고 나면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겸손하게 시세를 따라갈 것을 적극 권했다.

"최근까지도 당일 매매는 절대 빨간불(상승 중인 종목)만 매매하고 파란불(하락 중인 종목)은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시세가 나고 있는 종목이 오를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그는 시장이나 경제 상황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철강 조선 운송 등 중국관련주의 급등은 세계 경제가 중국 중심으로 옮겨간 걸 그대로 보여 준다"며 "향후에는 환경부문에서 큰 시세가 장기간 분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