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상 최고의 키스신으로 손꼽히는 '지상에서 영원(From Here To Eternity)'의 여주인공 데보라카(Deborah Kerr)가 지병인 파킨슨 병으로 지난 16일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8일 AP통신은 "파킨슨 병을 앓아오던 데보라카가 영국 동부 잉글랜드 서퍽에서 투병중 숨을 거뒀다"라며 그의 대리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망당시의 정확한 상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스코틀랜드 헬렌스버그에서 태어난 데보라 카는 발레 무용수로 활동하다 배우로 전환뒤 유명세를 알리기 시작했다. 17세가 되던해 연극배우로 연기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1940년 '바버라 소령'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이후 1946년 할리우드로 건너가 스타반열에 올랐다.

1947년 '흑수선'에서 수녀 역을 맡으며 주목 받기 시작한 그녀는 1953년 '지상에서 영원으로'에 이어 1956년 뮤지컬을 각색한 영화 '왕과 나'에서 영국인 가정교사로 출연하며 율 브리너가 맡은 샴 왕과 사랑에 빠지는 연기로 세계적인 여배우로 이름을 떨쳤다.

1951년 '쿼바디스'에 출연 후 1953년에는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버트 랭카스터와 공연해 아카데미상 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969년 은퇴를 선언했지만 1985년에 '아섬 가든: The Assam Garden'에 출연했다.

이 밖에 '차와 동정' '쿼바디스' '슬픔이여 안녕' '이구아나의 밤' '러브어페어' 등 총 4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1997년 만년에 킴 베이싱어 주연의 'LA 컨피덴셜'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유난히 상복이 없었던 그녀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6번 올랐지만 한번도 수상을 못해 오스카와 인연이 없는 대표적인 배우로도 유명하다. 데보라 카의 수상경력은 1991년 영국 영화제에서 명에상을, 1994년 아카데미 특별명예상을 받는 데 그쳐야 했다.

소설가이자 각본가인 피터 비어텔과 결혼한 데보라 카의 유족으로는 남편과 두 딸, 그리고 손자 3명이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