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업계에서 '신의 물방울'이란 일본 만화책의 위력은 막강하다.

프랑스 보르도 시내에 있는 유명 와인숍들이 눈에 쉽게 띄는 매대에 아예 '신의 물방울'에 소개된 와인들을 진열해 놓고 있을 정도다.

이 만화책은 특히 보르도와 함께 프랑스의 양대 와인 산지인 부르고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한다.

2005년 11월 제1권이 발매(한국 기준)됐을 당시 첫번째 등장한 와인도 도멘 드 라 로마네콩티(DRC라고 줄여 부르기도 함)의 '리시부르 1990'이었다.

덕분에 일본에서 부르고뉴산(産) 와인 소비량은 세계 1,2위를 다툴 만큼 엄청나다.

부르고뉴를 국내 와인 애호가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킨 것도 '신의 물방울'이란 일본 만화책이다.

'신의 물방울'이 선택한 부르고뉴 와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알베르 비쇼'의 상품들이다.

1831년 설립돼 6대째 가족 소유로 승계돼 온 '알베르 비쇼'는 일본에서 가장 큰 수입회사인 메르시앙(Mercian)을 파트너로 30여년간 일본에 와인을 판매,부르고뉴 와이너리 중에서 일본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판매액은 700만유로(약 89억원)에 이른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일본에 뿌리 내리긴 했지만 '알베르 비쇼'가 날개를 달기 시작한 것은 신의 물방울 덕분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2005년 11월 출시된 '알베르 비쇼 보졸레 누보'다.

당시 '신의 물방울'의 작가가 와인 라벨 기획을 맡았는 데 그 명성을 업고 11월 셋째주 목요일부터 12월 말까지 한달 여 기간 중에 59만병을 팔아치웠다.

당시 보졸레 누보의 전체 판매액이 2% 줄었음에도 '알베르 비쇼'가 만든 보졸레 누보는 판매 증가율이 30%에 달했다.

'알베르 비쇼'는 스웨덴 왕실로부터 공식 와인 공급 업체로 선정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와이너리다.

2005년엔 영국에서 9000여종의 와인들이 경합을 벌인 인터내셔널 와인 챌린지(International Wine Challenge)에서 올해의 레드 와인메이커(Red Winemaker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퍼스트 클래스 서빙 와인으로 '알베르 비쇼'의 와인들을 제공,간간이 맛볼 기회가 있었으나 정식 수입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달 초 금양인터내셔널이 '부르고뉴 피노누아'(3만5000원),'부르고뉴 샤르도네'(3만원),'샹볼 뮤지니'(11만원) 등 총 13가지의 '알베르 비쇼' 와인들을 선보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