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차세대 리더 확보하라"
전 세계 기업들이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와 아시아의 급속한 성장 등으로 인해 충분한 인력과 기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도력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IBM 산하 인력 컨설팅 기관인 IBM.N은 전 세계 40개국에서 400여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18일(현지시간) 공개하면서 "응답 회사의 대부분이 다음 세대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IBM.N은 또 "이 같은 사실은 회사의 경영 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는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다국적기업들은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능력 있는 새로운 인재들을 더욱 필요로 하고 있지만 베이비 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게 되면서 이들이 지닌 노하우도 함께 빠져나가는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기업이 차세대 지도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경영 전략에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집필자 중 하나인 에릭 레서는 "이미 포화 상태거나 포화에 이르고 있는 시장 모두가 심각한 (기업) 리더십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현재는 물론 미래의 지도자 확보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글로벌기업 "차세대 리더 확보하라"
그는 또 "응답자의 4분의 3가량은 기업의 지도력 부재가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보였으며,절반가량은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의 상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의 88%가량은 향후 지도자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변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중남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은 각각 74%가량이 향후 지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으며,일본은 73%,북미는 이보다 낮은 69%가 지도력의 위기를 우려하고 있었다.

또 응답자의 52%는 현재와 미래의 비즈니스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기술을 즉각 개발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으며,전체 응답 기업의 36%는 직원들의 능력이 회사가 원하는 수준에 미달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최근 일본에서는 '단카이(團塊) 세대'(일본 베이비 붐 세대)의 대규모 퇴직으로 인한 인력 부족과 기술 공백 등을 막기 위해 정년을 연장하며 고령자 모시기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일본의 '고령자 고용 안정법' 개정으로 일본 기업들은 현재 60세인 정년퇴직 연령을 2013년까지 65세로 올리도록 돼 있지만 주요 기업들은 법 시행 이전부터 자발적으로 정년을 연장하고 있다.

또 정년은 60세로 유지하되 근로 조건 등을 유연하게 바꿔 고령자를 활용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일례로 도요타자동차는 일부 생산 현장에서 60세 이상 근로자를 재고용하면서 일주일에 이틀 내지 사흘만 근무하는 제도를 최근 도입했다.

도쿄전력도 퇴직자를 재고용할 때 근무 일수나 근무 시간 등을 본인들이 사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