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 확정 이후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의 특징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 후보의 급상승으로 요약된다.

정 후보 지지율이 14.8∼19% 정도로 두 배 가까이 올랐으나,이 후보가 5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다.

범여권의 민주당 이인제·창조한국당(가칭)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도 상승세를 탔다.

12월 대선까지 '이명박 대세론'이 유지될 수 있을지,정 후보가 언제 '마의 20%'를 넘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지지율 추이=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가 19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의 지지율은 55.8%로 정 후보(15.5%)를 세 배 이상 앞섰다.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6.8%),민주당 이인제 후보(5.1%),민노당 권영길 후보(2.5%)가 뒤를 이었다.

같은 날 한겨레.리서치플러스의 공동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54.2%의 지지율로 일주일 전에 비해 3.8%포인트 떨어졌으나 정 후보(19.0%)를 여전히 압도했다.

18일 KBS(미디어리서치)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50%의 지지율을 보였고 정 후보는 17.2%였다.

16일 조선일보(갤럽)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55.2%로 16.2%의 정 후보에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가 경선 전 한자릿수 지지율에서 '후보 확정 효과'로 단기간에 수직상승하는 한편 이 후보는 50%의 견고한 지지율을 고수하고 있다.

정 후보와 후보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인제,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도 같은 기간 소폭 올랐다.

문 후보 지지율은 최근 실시된 동아.한겨레.KBS 등의 조사에서 각각 1.3~3%포인트가량 올라 7% 안팎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이에 다소 못 미치는 3~5% 선으로 나타났다.

◆전망=이 후보가 고공행진을 유지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안 부재'를 꼽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한귀영 실장은 "이 후보의 압도적인 지지율 우위에 대해 싫증을 느꼈을 때 유력한 대안이 있다면 구도가 흔들릴 수 있지만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했으나 동시에 한계도 드러내고 있어 이 후보가 50%대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컨설팅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정 후보의 지지율은 경선 전 정-손학규-이해찬 세 후보의 지지율을 합한 수준"이라며 "(정 후보가) 아직 외연확장에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명박 대세론이 계속해서 유지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 책사인 윤여준 전 의원은 "이 후보의 고정 지지층이 이회장 전 총재보다 훨씬 두텁다"면서 "지독한 검증을 치렀음에도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다"고 대세론 유지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정 후보가 '마의 20%' 벽을 넘고 친노 진영을 끌어안을 경우 대선 구도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후보가 조기에 20% 선을 돌파하면 이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면서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범여권 자체의 능력만으로는 지금의 추세를 꺾기에 역부족"이라면서도 "이 후보의 검증문제가 막판 변수"라고 말했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