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19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에 "국민이 바라는 바를 받들어서 국민 뜻대로 대연합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당선 인사차 예방한 정 후보에게 "국민이 이해를 잘 못하면 설득하고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모든 것은 국민의 뜻과 기준에 따라야 한다"며 이같이 당부했다고 최재천 대선기획단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대통합신당 경선 마지막 날 세 후보의 연설을 봤는데 정 후보뿐 아니라 나머지 두 후보 연설도 참 좋았다"고 언급한 뒤 "이렇게 승복하는 자세야말로 50년 민주세력의 저력을 보여준 상징적 자세"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정 후보가 "'서민 대 재벌','평화 대 냉전' 구도로 정책 대결을 벌이면 올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자 "정책은 여러가지 내놓을 것이 아니라 집약해서 되풀이해 국민의 머리 속에 남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젊은 의원들이 대선 승리를 위해 철저히 노력하지 않고 승리하면 여당생활하고 안 되도 국회의원하면 된다는 자세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못 받는다"고 따끔한 충고를 던졌다.

한편 정 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기획단 고문으로 김 전 대통령 측 박지원 비서실장을 위촉하겠다고 밝혔지만 박 실장이 고사해 없던 일로 됐다.

박 실장은 "아직 복권이 안 된 상태이고 정치활동 일선에 나설 처지가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을 모시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