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가치는 더 떨어져야 하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냈으며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로 꼽히는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주택경기 양상을 보면 미 경기가 침체(recession)에 빠질 가능성이 50%로 높다"며 "최근 기업 실적 둔화나 증시 하락은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택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둔화가 겹치면서 증시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경기침체(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주택경기 침체다.

주택건설은 1년 전에 비해 20% 감소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주택건설 급감은 경기침체의 전조가 돼 왔다.

개인적으론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50%로 보고 있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주택경기 침체가 경제에 본격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론이다.

최근 주택경기는 주택건설 급감과 집값 하락,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에 따른 신용불안,주택담보대출 바꿔타기의 어려움과 그에 따른 개인들의 자금사정 위축이라는 세 가지 현상이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다.

이전엔 보지 못한 현상이다.

이는 개인들의 가용자금 부족을 불러와 소비둔화로 연결되고 있다.

이런 결과가 3분기 기업실적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FRB가 가능한 한 빨리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FRB가 지난 9월18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그렇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경기침체 조짐이 여전한 만큼 0.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금리를 내릴 경우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상당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달러화가 약세 추세를 보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경상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를 넘고 있다.

이를 부채로 충당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달러화가 충분히 더 떨어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경상적자 해소는 물론 수출이 잘돼 기업실적 둔화 및 경기침체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달러화가 약세를 유지하면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외국 자본이 미국을 탈출할 가능성도 높은데.

"물론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는 국내 물가를 통제함으로써 상쇄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외국 자본이 빠져 나가는 건 감수해야 한다.

달러화가 충분히 떨어져 추가 하락 염려가 없으면 외국 자본은 다시 들어올 것으로 본다.

현재 인플레이션 등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침체를 방지하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와 증시도 미 경제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미국 경제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성장세도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다만 나라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으로 본다.

주요 신흥시장 국가들은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 중 가장 강력한 성장을 지속할 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