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산시장이 불안하다.

특히 세계 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다섯 가지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처럼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1980년 전후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인플레 우려는 높아 보이지 않는다.

고유가 등에 따라 인플레 여건이 악화하더라도 할인마트 효과로 이를 완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4.8%로 하향 조정됐더라도 잠재 수준인 4.5%를 웃도는 수준이다.

원유 생산이 정점을 지난 뒤 급감할 것이라는 '오일 피크' 이론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조만간 100달러대에 진입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 예상대로 유가가 100달러대에 진입하더라도 1980년대 초(현 달러가치 환산)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때에 비해 세계 소득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또 원유 수입국들의 통화가치가 절상되고 있어 증시 등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크지 않다.

중국 증시의 붕괴설도 최대 관심사다.

중국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빨리 상승했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너무 높은 점이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다행히 중국 경제는 11%가 넘는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내년에도 10%대의 성장세가 유지된다는 것이 주요 예측기관들의 시각이다.

또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편다 하더라도 외국 자금의 유입으로 유동성은 오히려 늘고 있다.

등락은 있겠지만 경기와 외국 자본 간 선순환 고리만 끊기지 않는다면 중국 증시는 붕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가치 폭락설도 세계 증시의 불안요인이다.

달러가치가 폭락할 경우 국제 간 결제와 자금 흐름,각종 외화 보유 등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을 감안하면 달러가치는 현 수준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달러가치가 폭락하면 세계나 미국 경제로 봐서 이로울 것이 없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달러가치를 '질서있게 조정(ordinary adjustment)'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제시한 개도국 자금이탈설도 주목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선진국 경제가 불안함에 따라 반사적으로 과도하게 유입된 외국 자금이 개도국으로부터 이탈하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긴축통화 정책으로 자금의 절대 수준이 줄어들지 않으면 자금은 어디든 머무를 수밖에 없다.

개도국에 유입된 자금이 이탈하려면 선진국 경기가 안정돼야 한다.

특정국의 증시는 붕괴될 수 있지만 세계 증시 전체가 무너지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세계 증시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이런 위기설이 나돈다는 것은 증시 여건과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어느 때보다 주식 투자시 위험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