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자체 브랜드 수출이 내수 첫 수월… 세계 10위권 기대

삼성전자의 대표적 '못난이 제품'인 PC가 빛을 보려는가.

삼성전자가 자사 브랜드로 수출한 PC 물량이 3분기에 처음으로 내수를 앞질렀다.

지난해 수출전략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서 자체 브랜드로 바꾼 후 처음이다.

삼성은 세계 PC 판매 순위도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11위로 오르고 내년엔 10위권에 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자체 브랜드 PC 수출이 35만대를 기록,국내 판매량(32만대)을 추월했다고 21일 밝혔다.

독일 우크라이나 중국 등지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 1분기 25만대,2분기 30만대에 이어 급증세를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김상무 삼성전자 상무는 "해외에서도 삼성 PC가 먹힐 수 있다는 청신호"라고 자평했다.

삼성전자 PC는 회사 안팎에서 대표적 '못난이'로 꼽힌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당당하게 '삼성' 브랜드를 달지 못하고 미국 델에 OEM 방식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세계 순위는 지금도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메모리,LCD,디지털 TV,모니터가 세계 1위,휴대폰,컬러 레이저 프린터가 세계 2위인 것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까지 PC OEM 수출을 병행하다가 3분기부터 노트북PC 위주로 자체 브랜드 수출만 하고 있다.

그 결과 자체 브랜드 수출이 지난해 61만대에서 올해 2배인 120만대로 늘고 세계 순위도 13위에서 11위로 오를 전망이다.

내년에는 올해의 2배인 240만대를 수출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브랜드 PC 수출이 급증한 것은 디자인과 품질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IF디자인상,굿디자인상 등을 받은 데다 유통업자들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유통업자들로부터 '삼성 노트북을 팔면 품질 때문에 골치 썩힐 일은 없다'는 평을 얻은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일에서는 8,9월 두 달 연속 유통 체인점 미디어마트에서 PC 판매 1등을 차지했다.

삼성 PC는 우크라이나에서는 1위,러시아에서는 5위에 오르는 등 옛 독립국가연합 지역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중국에서는 중소도시로 유통망을 넓힌 결과 지난해 20만대를 밑돌았던 PC 판매대수가 올해는 30만~35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