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으로 명분 있는 사업일 뿐 아니라 부가가치도 엄청나게 큽니다."
추용식 워터비스 대표(40)는 내년 2월 발효되는 '해양심층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함께 열리는 국내 해양심층수 시장을 선도하는 주인공이다.
그는 이달 말 양양에 국내 최대의 정제공장을 준공하고 내년 초부터 양양 앞 동해 수심 1100m에서 길어올린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생수 화장품 음료 등 각종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롯데칠성과 하이트맥주 진로 등 10여개 업체들과는 이미 제휴를 맺은 상태다.
"해양심층수 사업과 별개로 해수의 담수화 플랜트 건설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아르메니아로부터 60억원 규모의 담수화 플랜트 건설 계약을 수주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수조원대의 담수화 공장 건설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국내 대기업과 제휴해 공사에 나설 계획입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한국해양연구원 선임연구원이었던 그는 이제 군인공제회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젊은 기업인으로 변모했다.
그가 해양심층수 개발과 해수 담수화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아버지의 폐암.2003년 7월 부친이 폐암이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그는 백방으로 대체의학을 찾아다녔다.
담당 의사들이 사실상 치료를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선친은 암 진단 3개월 후 돌아가셨지만 저는 대체의학을 찾는 과정에서 해양심층수의 사업 가능성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당시 해양심층수에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막연히 알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선친의 폐암으로 해양심층수에 함유된 미네랄이 질병 예방과 치료에 큰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죠.해양심층수와 인체를 결부시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나 할까요."
그는 1991년 전남대 해양학과 졸업과 함께 한국해양연구원에 들어와 근무하면서 2001년 서울대에서 해양지구환경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업가로 변신하기 위해 2005년 한국해양연구원을 그만두고 박사급 동료 2명과 함께 블루오션월드(워터비스의 전신)를 창업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군인공제회로부터 200억원을 투자받기까지 1년여간은 그야말로 '혹독한 시련기'였다.
"투자 유치는 정말 어려운 일이더군요.
숱한 금융권 인사들을 만나 사업 기획안을 보여줬지만 하나같이 손사래를 쳤습니다.
'연구원이 무슨 사업이냐'는 반응이었어요.
판매 방법에도 회의를 표시했고요.
중소기업진흥공단조차 기술보증기금을 주지 않더군요.
그나마 관심을 보이는 식음료 업체들은 경영권을 내놓으라더군요.
이 같은 반응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습니다.
저는 당시 IR(기업설명회)와 BEP(손익분기점) 등 기초 용어도 몰라 독학으로 공부해야 했으니까요."
그는 요즘 해양심층수 상품 출시를 앞두고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는 일정에 바쁘다.
담수화 플랜트 공장 건설 협상을 위해 내한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두바이 등 중동 지역 사업가 등과의 미팅 일정도 빼곡하다.
"21세기에는 해양 자원이 석유만큼이나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해양 자원 개발을 둘러싼 일본 대만 등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도록 경주하겠습니다."
유재혁/최규술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