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달러 약세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고 위안화 절상만 촉구하고 나섰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신용위기로 세계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시장을 면밀하게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회의를 갖고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증대되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어 위안화 절상 속도를 더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달러 약세 문제에 대해선 "통화가치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선에서 끝나 달러화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위안화 절상 촉구는 일본을 제외한 미국과 유럽,캐나다의 공동 작품이었다.

이들은 위안화가 여전히 저평가돼 균형 있는 세계 교역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에 대해 3.9% 절상됐지만 유로와 캐나다달러에 대해선 오히려 절하됐기 때문에 이번 성명이 가능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G7 회의는 결국 달러 약세에 대한 여러 이견들은 제쳐두고 위안화만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다.

블룸버그는 G7 회의가 달러 약세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내지 못하자 타깃을 애꿎은 중국 위안화에 맞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같은 날 워싱턴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가 중이던 우샤오링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위안화 절상만으로 중국의 흑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중국 경제의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며 "구조개혁 없는 환율 조정은 세계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성급한 위안화 절상 주장을 견제했다.

G7 재무장관 회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이 홍역을 치른 이후 처음으로 열린 회의여서 관심을 끌었다.

재무장관들은 "최근 금융시장 혼란과 고유가,미국 주택시장 침체로 세계경제가 둔화될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인 경제의 기초는 탄탄하고 이머징마켓은 중요한 힘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마리오 드라기는 "금융 시스템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는데 그 여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 국부펀드에 대해선 보호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며 국부펀드 투자를 잘 이끌어줄 준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