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21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향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가치로 승부하자"고 제안했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사회는 지금 낡은 가치와 새로운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이 새로운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생산적 논의의 장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미래가치와 비전에 대한 후보 간 끝장토론을 실시하고 시민 배심원 1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통합신당 '차별 없는 성장특위'와 한나라당 '경제살리기 특위' 간 정책전문가 대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촉구했다.

정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견제하기 위해 정 후보와의 만남 자체를 피하고 있는 이 후보에 대한 압박이다.

그는 "가치 논쟁은 좌냐,우냐 하는 낡은 이념논쟁과는 다른 것으로서,우리 사회의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찾는 과정"이라며 "우리 정치는 이제 권력지향의 정치에서 가치지향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ㆍ자영업자 간 격차,수출과 내수의 격차,전통산업과 미래첨단산업의 격차,중앙과 지방의 격차,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5대 차별과 격차'로 규정한 뒤 중소기업 강국,신성장동력 육성,내수시장 활성화,유연하고 안정된 노동시장,남북경협 및 대륙경제 추진을 '5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화이트보드에 직접 내용을 써가면서 행복한 가족과 넓고 많은 기회,차별 없는 성장,약자ㆍ소수자의 통합,한반도 평화를 5대 미래가치로 분류하고,이 후보의 미래가치를 정글자본주의,교육양극화,재벌경제,양육강식 20 대 80 사회,대결주의 냉전노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 측이 '싸움을 해도 체급이 맞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토론을 피하면서) 유일하게 내세우는 게 지지율인데 지지율 믿었다가 나중에 망신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이 후보를 거듭 겨냥했다.

그는 교육문제와 관련,"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바로 그 다음 날 2008년을 교육혁명을 위한 사회적 대협약의 해로 선언하겠다"며 "전국 학부모,교사,전문가,여야 정당이 다 참여해서 234개 시군구 단위로 1년 내내 치열한 토론을 거쳐 국민적 최대공약수를 만들어 교육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