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와이브로 떡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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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이 주시는 떡입니다."
지난 19일 KT 광화문지사 기자실에 있던 기자는 깜짝 놀랐다.
때아닌 '떡잔치'가 열렸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 직원들이 떡상자를 들고 와 기자들에게 돌렸다.
떡에는 '와이브로 국제표준 채택 기념-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이라는 라벨까지 붙어 있었다.
기자실에 대못질을 하고 출입기자들을 업계 기자실로 몰아낸 정통부가 무슨 염치로 떡잔치를 벌일까.
떡잔치를 벌인 이유는 정통부가 이날 내놓은 보도자료에 있었다.
자료에는 와이브로 장비 시장이 앞으로 5년간 94조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33%인 31조원을 한국이 차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담겨 있었다.
떡에는 정통부가 와이브로를 정책적으로 키웠고 그 덕에 약 100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만들게 됐다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정통부로선 엄청난 경제효과를 가져올 '정책 성공'이라고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하루 전인 지난 18일.유 장관의 태도는 180도 달랐다.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와이브로가 상용화된 지 1년이 넘도록 가입자가 7만명도 안되는 것은 정책 실수가 아니냐"는 한 의원의 지적에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유 장관은 "와이브로가 3세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와 겹치는데 기존 사업자들에 사업권을 내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
실제로 KT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은 수도권에 국한돼 있고,SK텔레콤 와이브로 가입자는 1000명도 안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와이브로가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고도 세계 시장에서 활개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와이브로가 3세대에 이어 4세대 이동통신 표준으로도 채택되게 하려면 보완해야 할 점이 한둘이 아니다.
지금 장밋빛 청사진이나 내놓고 떡 돌리고 샴페인 터뜨릴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통부는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에서 이미 실수를 했다.
통신이라는 게 워낙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변명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이나 주파수 배정에서 사소한 실수만 저질러도 5년,10년 뒤처진다는 사실을 정통부는 누구보다 잘 알지 않은가.
최명수 IT부 기자 may@hankyung.com
지난 19일 KT 광화문지사 기자실에 있던 기자는 깜짝 놀랐다.
때아닌 '떡잔치'가 열렸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 직원들이 떡상자를 들고 와 기자들에게 돌렸다.
떡에는 '와이브로 국제표준 채택 기념-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이라는 라벨까지 붙어 있었다.
기자실에 대못질을 하고 출입기자들을 업계 기자실로 몰아낸 정통부가 무슨 염치로 떡잔치를 벌일까.
떡잔치를 벌인 이유는 정통부가 이날 내놓은 보도자료에 있었다.
자료에는 와이브로 장비 시장이 앞으로 5년간 94조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33%인 31조원을 한국이 차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담겨 있었다.
떡에는 정통부가 와이브로를 정책적으로 키웠고 그 덕에 약 100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만들게 됐다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정통부로선 엄청난 경제효과를 가져올 '정책 성공'이라고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하루 전인 지난 18일.유 장관의 태도는 180도 달랐다.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와이브로가 상용화된 지 1년이 넘도록 가입자가 7만명도 안되는 것은 정책 실수가 아니냐"는 한 의원의 지적에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유 장관은 "와이브로가 3세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와 겹치는데 기존 사업자들에 사업권을 내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
실제로 KT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은 수도권에 국한돼 있고,SK텔레콤 와이브로 가입자는 1000명도 안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와이브로가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고도 세계 시장에서 활개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와이브로가 3세대에 이어 4세대 이동통신 표준으로도 채택되게 하려면 보완해야 할 점이 한둘이 아니다.
지금 장밋빛 청사진이나 내놓고 떡 돌리고 샴페인 터뜨릴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통부는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에서 이미 실수를 했다.
통신이라는 게 워낙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변명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이나 주파수 배정에서 사소한 실수만 저질러도 5년,10년 뒤처진다는 사실을 정통부는 누구보다 잘 알지 않은가.
최명수 IT부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