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남성 판사들과 태릉 골프연습장에 가서 골프 연습하고 술 마셔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22일 서울대 여성연구소 주최로 열린 '서울대인을 위한 여성리더 초청강연'에 참석,'남성 중심 조직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법'을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서울북부지법(당시 북부지원) 단독판사로 재직 시 동료 단독판사들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 쏟았던 노력을 공개했다.

강 전 장관은 "소수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은 남성을 만나 어울릴 때 (문화를) 어느 정도 공유해야 동료화될 수 있다"며 "다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관료사회의 권위주의적 매뉴얼에 대한 저항심 때문에 원색적인 옷과 액세서리를 즐기는 취향을 고집하고 부장판사에게도 '∼다'나 '∼까'로 끝맺는 말투가 아니라 '∼요'로 끝맺는 말투를 쓰곤 했다"고 전했다.

강 전 장관은 "유무죄나 양형 등 신체의 자유와 관련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 (피고인이) 꿈에 나타나기도 했다"며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마음가짐으로 고민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