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플라자] 옵션시장 '시골국수' 들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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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敬默 < KDI 연구위원 >
우리나라에 KOSPI200 선물ㆍ옵션 상품이 도입된 지 10년이 흘렀다.
파생금융상품의 외연(外延) 확대 및 다양한 헤지수단 도입을 목적으로 한 KOSPI200 선물ㆍ옵션 상품시장의 거래는 그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성공을 단시간 내에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우리나라 선물ㆍ옵션 시스템의 해외 적용이나 선진 파생금융시장과의 연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측면에 가려져 선물ㆍ옵션 시장의 부작용은 그다지 드러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얼마 전 '시골국수'라는 필명(筆名)으로 잘 알려진 파생상품 투자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이 투자자는 20여년이 넘는 투자 경험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이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것은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며,과거 감독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 및 기관투자가들은 큰 이익을 본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파생금융시장은 세계적으로 볼 때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이처럼 높게 나타나게 된 것은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투자행위에 따르는 위험이 잘 인지되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의 'know-your-customer' 원칙보다는 '기본예탁금' 제도를 통해 진입을 제한하는 방식을 적용해 왔다.
기본예탁금 제도는 일정 수준의 자산을 계좌에 예치한 투자자에게만 거래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투자위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 있는 소액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효과를 갖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활성화 정도에 따라 규제의 강도를 조절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취지가 규제 집행과정에서 잘 반영됐다고 하기 어렵다.
초기에 3000만원으로 책정됐던 기본예탁금은 '거래활성화'를 취지로 500만원으로 내렸으며,이후 선물ㆍ옵션시장의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즉 시장활성화에 초점을 둔 규제 방식으로 인해 실제 시장의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시장에 무분별하게 참여하게 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우리나라 특유의 만기일 결제가격 결정 방식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선물ㆍ옵션시장의 결제가격은 만기가 돌아온 선물ㆍ옵션의 거래가 오후 2시50분에 끝난 뒤 10분간의 동시호가를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이미 거래를 마친 선물ㆍ옵션 투자자들의 손익은 동시호가 동안의 매매에 의해 좌우된다.
사실 우리나라 선물ㆍ옵션시장 만기일의 변동성은 이 마지막 10분간에 집중돼 있으며,이로 인해 만기일의 거래는 결제가격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도박이나 다름없는 게 된다.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대규모 포지션 보유 투자자들이 동시호가에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매매로 결제가격을 조작하고 있다는 인식마저 퍼져 있는 상황이다.
선물ㆍ옵션 거래가 '도박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일단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가 중독성으로 인해 시장에서 빠져나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도개선 및 금융기관의 인식변화가 없을 경우 제2,제3의 '시골국수'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제라도 거래위험에 대한 적절한 고지(告知),투자자의 이해도가 감안된 계좌개설 및 결제지수 결정 방식의 개선 등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많은 주식시장들이 만기일의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결제가격 결정 방식을 일중(日中) 평균가격 등으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도입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자본시장은 투자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앞으로 더 피를 흘려야 하는지 이제라도 금융기관과 감독당국이 고민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에 KOSPI200 선물ㆍ옵션 상품이 도입된 지 10년이 흘렀다.
파생금융상품의 외연(外延) 확대 및 다양한 헤지수단 도입을 목적으로 한 KOSPI200 선물ㆍ옵션 상품시장의 거래는 그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성공을 단시간 내에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우리나라 선물ㆍ옵션 시스템의 해외 적용이나 선진 파생금융시장과의 연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측면에 가려져 선물ㆍ옵션 시장의 부작용은 그다지 드러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얼마 전 '시골국수'라는 필명(筆名)으로 잘 알려진 파생상품 투자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이 투자자는 20여년이 넘는 투자 경험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이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것은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며,과거 감독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 및 기관투자가들은 큰 이익을 본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파생금융시장은 세계적으로 볼 때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이처럼 높게 나타나게 된 것은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투자행위에 따르는 위험이 잘 인지되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의 'know-your-customer' 원칙보다는 '기본예탁금' 제도를 통해 진입을 제한하는 방식을 적용해 왔다.
기본예탁금 제도는 일정 수준의 자산을 계좌에 예치한 투자자에게만 거래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투자위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 있는 소액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효과를 갖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활성화 정도에 따라 규제의 강도를 조절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취지가 규제 집행과정에서 잘 반영됐다고 하기 어렵다.
초기에 3000만원으로 책정됐던 기본예탁금은 '거래활성화'를 취지로 500만원으로 내렸으며,이후 선물ㆍ옵션시장의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즉 시장활성화에 초점을 둔 규제 방식으로 인해 실제 시장의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시장에 무분별하게 참여하게 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우리나라 특유의 만기일 결제가격 결정 방식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선물ㆍ옵션시장의 결제가격은 만기가 돌아온 선물ㆍ옵션의 거래가 오후 2시50분에 끝난 뒤 10분간의 동시호가를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이미 거래를 마친 선물ㆍ옵션 투자자들의 손익은 동시호가 동안의 매매에 의해 좌우된다.
사실 우리나라 선물ㆍ옵션시장 만기일의 변동성은 이 마지막 10분간에 집중돼 있으며,이로 인해 만기일의 거래는 결제가격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도박이나 다름없는 게 된다.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대규모 포지션 보유 투자자들이 동시호가에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매매로 결제가격을 조작하고 있다는 인식마저 퍼져 있는 상황이다.
선물ㆍ옵션 거래가 '도박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일단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가 중독성으로 인해 시장에서 빠져나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도개선 및 금융기관의 인식변화가 없을 경우 제2,제3의 '시골국수'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제라도 거래위험에 대한 적절한 고지(告知),투자자의 이해도가 감안된 계좌개설 및 결제지수 결정 방식의 개선 등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많은 주식시장들이 만기일의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결제가격 결정 방식을 일중(日中) 평균가격 등으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도입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자본시장은 투자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앞으로 더 피를 흘려야 하는지 이제라도 금융기관과 감독당국이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