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先) 포인트 카드'가 인기다. 선 포인트 카드란 물건 값을 미리 할인받은 뒤 본인이 쌓은 카드 포인트로 할인받은 돈을 갚는 상품.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는 면에서 '선(先) 할인'이지만 어차피 나중에 포인트로 갚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포인트 가불(假拂)'이나 마찬가지다.

목돈 결제 부담을 줄이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이런 선 포인트 카드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포인트 카드로 살 수 있는 물건도 많아졌고 포인트 지급 한도도 계속 올라갔다.

또 무이자 할부와 선 포인트 제도를 결합한 신 개념 상품 '세이브 카드'도 일반화됐다.


◆선 포인트 카드로 구입할 수 있는 품목

원래 선 포인트 카드로 살 수 있는 제품은 자동차밖에 없었다.

현대카드가 2003년에 '현대카드 M'을 내놓으면서 현대ㆍ기아차 값을 최대 50만원까지 할인해주고 나중에 고객이 쌓은 포인트로 돌려받는 게 선 포인트 카드의 효시다.

이 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부터 가전제품을 살 수 있는 선 포인트 카드가 등장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여행상품뿐 아니라 오토바이나 보일러까지로 그 범위가 확대됐다.

심지어 포장이사나 부동산 중개 수수료도 선 포인트 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선 포인트 최대 한도도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커졌다.

이 모두 대부분의 은행과 카드사들이 선 포인트 마케팅에 뛰어든 결과다.

◆갚는 방식은 원리금균등분할이 많아

미리 할인받은 금액을 갚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원래는 일정 기간 포인트를 쌓고 그 포인트로 한 번에 갚는 방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매달 일정액을 상환하는 방식이 더 많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자를 선 포인트 카드라고 하고 후자를 '세이브 카드'로 구분해 쓰기도 한다.

대출로 치면 전자는 만기일시 상환 방식이며 후자는 원리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KB포인트리 카드'처럼 매주 적립된 포인트로 상환하고 미상환액은 만기(36개월) 이후 일시에 현금으로 청구하는 혼합형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상품도 있다.

일반적으로 포인트 상환 기간은 24개월에서 60개월까지 천차만별이다.

할인액이 적으면 상환기간이 짧고 할인액이 많으면 상환기간이 길어진다.

일반적으로 36개월이 가장 선호되고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일반 대출과 마찬가지로 3개월의 거치기간도 부여하고 있다.

◆갚으려면 매달 100만원 이상 써야

36개월 상환 조건으로 50만원을 미리 할인받았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1만3800원을 갚아야 한다.

무이자가 아니라 이자가 붙으면 월 상환금액은 1만4000원 이상이 된다.

매달 1만3800원을 적립 포인트로 갚으려면 한 달에 카드로 100만원 이상은 써야 한다.

카드사들은 선 포인트를 사용한 고객들에게 일반적으로 카드 사용액의 1% 안팎을 포인트로 쌓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포인트로 갚지 못한 돈은 고스란히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반대로 포인트가 할부금액을 초과하면 다음 달 현금으로 돌려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능하면 포인트 적립률이 높은 가맹점을 자주 이용하는 것이 고객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