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권 해외부동산 투자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주춤하고 있는 반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영어권 동남아 국가에 대한 소액투자는 급증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용 해외부동산 취득액은 총 537건 1억9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취득액(237억달러)에 비해 16.5% 감소한 것이다.

특히 지난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여파로 3분기 미국과 캐나다 부동산 취득액은 각각 36억달러,21억달러에 그쳐 전분기보다 25%,16%씩 떨어지는 등 감소세가 뚜렷했다.

이에 비해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에 대한 투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3분기 필리핀 투자액은 2600만달러로 전분기(1200만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고 말레이시아 투자액도 2분기 1600만달러에서 3분기엔 2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처럼 영어권 동남아 국가에 대한 투자가 인기를 끄는 것은 따로 현지 금융권 대출을 받을 필요없이 5000만~1억원 안팎의 소액으로도 해외주택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자녀들의 영어연수 등을 목적으로 현지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투자자들의 3분기 필리핀 해외부동산 취득건수는 139건으로 1건당 평균 투자금액은 18만7000달러(약 1억7000만원)로 집계돼 같은 기간 미국 투자 1건당 67만3000달러(약 6억2000만원)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필리핀 투자가 미국에 비해 소액 위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정택 부동산마트 팀장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영어권 동남아 부동산 투자는 그동안 고가주택 중심으로 이뤄졌던 미국과 캐나다 등에 비해 자금 부담이 적은 것이 장점"이라면서 "이들 국가의 경제성장을 예상하고 3~4년 뒤의 시세 차익을 노리는 소액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