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의 위기 상황에서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해온 자산운용사의 최고경영자(CEO)나 주식운용본부장들은 22일 한국 증시의 중ㆍ장기적 상승 추세는 여전히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줄어들었고 내년 국내 상장사의 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적인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주가 조정의 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나타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주택가격 하락으로 미국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미국 주가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국의 영향으로 한국 증시가 급락했지만 여기서 조금 더 추가 하락하는 선에서 조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 사장은 "이날 주가 하락으로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4배에서 13배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주가 부담이 완화됐으며 기업들의 내년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주신운용본부장은 "이번 조정은 경기 둔화 우려감으로 인한 것이어서 기간 조정이든,가격 조정이든 겪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대기 자금이 풍부하고 주가가 그다지 고평가돼있지 않으며 연말 배당 투자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어 기간 조정 후 연말에 전고점 수준까지 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과열 우려감은 분명 존재하지만 경제 기본 여건은 여전히 탄탄하다"며 "미국 경기 둔화 문제는 금리 인하 여부를 지켜본 후 판단해볼 문제고 중국 긴축은 계속 예상됐던 것이어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중ㆍ장기적 상승 추세는 훼손되지 않았지만 지난 8월 글로벌 유동성 위기와 달리 이번에는 달러 약세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조정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120일선(코스피지수 1810)까지 조정이 있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내수주나 정보기술(IT) 관련주로 주도주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개인들도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볼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