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치 약세가 몰고 온 상품투자 열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주목된다. 국제유가는 이미 배럴당 9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금 현물 가격도 지난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766달러 선을 돌파,1980년 1월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백금 역시 지난 15일 온스당 1.42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밀 옥수수 커피 코코아 등 농산물도 이달 들어 거침없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밀(12월물)은 19일 시카고거래소의 시간외 거래에서 전날보다 부셸당 13.25센트(1.6%) 오른 8.3875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64% 높은 가격이다.

같은 거래소에서 옥수수값(12월물)은 지난주 5.5% 급등해 부셸당 3.7025센트에 거래됐다.

최근 원자재 값의 강세는 달러 가치의 기록적인 약세에서 비롯됐다.

지난주 달러 가치는 사상 최저치인 유로당 1.43달러 선을 기록,올 들어 7.7% 하락했다.

이에 따라 미 달러에 투자됐던 자금이 보다 안전한 상품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대부분의 상품은 달러화로 가격이 매겨진다.

이 때문에 달러화를 쓰지 않는 국가에서는 달러 약세가 상품값을 상대적으로 낮춰 투기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서부텍사스원유(WTI)의 경우 올 들어 달러로는 46% 급등했지만 유로화로는 이보다 낮은 35% 오르는 데 그쳤다.

유가 급등은 상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대체 연료인 에탄올 수요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 아래 그 원료인 설탕과 옥수수 시세가 크게 올랐다.

12월물 백설탕의 경우 지난 19일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전날보다 t당 2.40달러(0.9%) 오른 275.60달러를 기록,한 주 동안 1.3%의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값의 고공 행진이 장기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FX솔루션의 조셉 트레비사니 수석 분석가는 앞으로 최소한 6개월 동안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이 대체 투자재로 떠오르고 있어 상품 투자 열기는 금방 식지 않을 전망이다.

이머징 시장의 소비 증가도 원자재값을 받쳐주고 있다.

HSBC의 프레드릭 네브란드 수석 전략가는 "농산물의 경우 중국 인도 등 개도국에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 등으로 생산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