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아졌는데 주가는 제대로 힘 못받고 … LPL의 3대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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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좋아졌는데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시선
올해 초까지만 해도 LG필립스LCD(LPL)는 3대 악재에 시달리고 있었다.
LCD패널의 시황 악화로 지난 한 해 945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유증이 무척 컸다.
여기에 2대 주주인 네덜란드의 필립스전자가 보유 중인 지분(32.9%)을 매각하겠다고 선언,주식 시장에 잠재적인 물량부담을 안겨줬다.
뿐만 아니다.
LCD패널 시장 선도를 위한 차세대 투자 결정도 계속 미뤄졌다.
LPL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LPL은 최근 이 같은 3대 악재를 모두 털어냈다.
지난 3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경영실적(영업이익 6930억원)을 기록했고,2조7000억원을 투자해 2009년까지 8세대 라인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필립스가 지난 10일 13%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LPL을 짓누르던 오버행(물량부담) 이슈도 해소됐다.
당연히 시장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반전될 것으로 LPL은 기대했다.
그러나 3분기 실적과 필립스 지분매각이 발표된 후 LPL 주가는 오히려 4만5000원(10일)에서 4만2200(22일)으로 6.2% 하락했다.
왜 LPL 주가는 회사 측 기대와 달리 게걸음을 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한 3대 궁금증을 짚어봤다.
◆실적반영 못하는 주가
최근 LCD패널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LCD TV의 판매는 크게 늘어나는 데 비해 패널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만의 AUO나 CMO 같은 경쟁사들의 주가는 최근 한달 새 30%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LPL 주가는 이 상승세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LPL 주가가 여전히 저조한 이유는 오버행 이슈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필립스 지분 13%의 매각을 맡았던 시티은행과 크레딧스위스(CS)는 13%의 물량을 모두 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블록세일을 진행하면 시티나 CS 같은 매각주간사는 필립스로부터 매각할 주식을 전량 매입해 관심있는 투자자들에게 시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팔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씨티은행과 CS가 약속했던 주식을 모두 팔지 못해 일정 지분을 떠안게 된 것. 보통 투자은행들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특정 지분을 장기보유할 수 없다.
따라서 조만간 이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필립스가 나머지 19.9%의 지분도 머지않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오버행 이슈가 여전히 LPL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전략적 파트너 찾기 물건너 갔나
지난 9일 열렸던 3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권영수 LPL 사장은 "필립스가 되도록 전략적 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 마쓰시타와 같은 TV 생산업체가 지분을 사야 필립스를 대체할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립스는 블록세일을 통해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팔아치웠다.
수십개에 달하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13%의 지분을 나눠 가진 셈이다.
나머지 19.9%의 매각도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전략적 투자자 입장에서 경영권도 없는 19.9%의 지분을 떠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필립스의 지분을 넘기는 방법으로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일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LPL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주를 소각하고 신주를 발행할 수도 있고,다른 회사와 합작사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LCD패널의 공급부족 상황에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전략적 파트너를 찾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과 함께,과연 어떤 회사가 경영권도 없는 지분을 가져갈 것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이사회 구성과 사명 어떻게 되나
지난 10일의 블록세일로 필립스전자의 LPL 지분이 25% 미만으로 떨어짐에 따라 LPL의 향후 이사회 구성과 사명 변경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 문제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사회 구성과 사명변경 모두 주총 결의사항이기 때문이다.
LPL 관계자는 "이를 위해 임시주총을 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지분 구조대로라면 필립스 측에서 파견한 2명의 이사 중 한 명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필립스는 현재 이사회 의장과 공동대표겸 CFO를 이사회 멤버로 파견해놓고 있다.
두 명 중 누가 빠지든 LPL에 대한 필립스 측의 입김은 상당부분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신규투자나 합작사 설립과 같은 의사결정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이후에는 사명에서 필립스의 이름이 빠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LCD패널의 시황 악화로 지난 한 해 945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유증이 무척 컸다.
여기에 2대 주주인 네덜란드의 필립스전자가 보유 중인 지분(32.9%)을 매각하겠다고 선언,주식 시장에 잠재적인 물량부담을 안겨줬다.
뿐만 아니다.
LCD패널 시장 선도를 위한 차세대 투자 결정도 계속 미뤄졌다.
LPL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LPL은 최근 이 같은 3대 악재를 모두 털어냈다.
지난 3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경영실적(영업이익 6930억원)을 기록했고,2조7000억원을 투자해 2009년까지 8세대 라인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필립스가 지난 10일 13%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LPL을 짓누르던 오버행(물량부담) 이슈도 해소됐다.
당연히 시장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반전될 것으로 LPL은 기대했다.
그러나 3분기 실적과 필립스 지분매각이 발표된 후 LPL 주가는 오히려 4만5000원(10일)에서 4만2200(22일)으로 6.2% 하락했다.
왜 LPL 주가는 회사 측 기대와 달리 게걸음을 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한 3대 궁금증을 짚어봤다.
◆실적반영 못하는 주가
최근 LCD패널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LCD TV의 판매는 크게 늘어나는 데 비해 패널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만의 AUO나 CMO 같은 경쟁사들의 주가는 최근 한달 새 30%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LPL 주가는 이 상승세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LPL 주가가 여전히 저조한 이유는 오버행 이슈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필립스 지분 13%의 매각을 맡았던 시티은행과 크레딧스위스(CS)는 13%의 물량을 모두 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블록세일을 진행하면 시티나 CS 같은 매각주간사는 필립스로부터 매각할 주식을 전량 매입해 관심있는 투자자들에게 시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팔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씨티은행과 CS가 약속했던 주식을 모두 팔지 못해 일정 지분을 떠안게 된 것. 보통 투자은행들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특정 지분을 장기보유할 수 없다.
따라서 조만간 이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필립스가 나머지 19.9%의 지분도 머지않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오버행 이슈가 여전히 LPL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전략적 파트너 찾기 물건너 갔나
지난 9일 열렸던 3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권영수 LPL 사장은 "필립스가 되도록 전략적 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 마쓰시타와 같은 TV 생산업체가 지분을 사야 필립스를 대체할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립스는 블록세일을 통해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팔아치웠다.
수십개에 달하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13%의 지분을 나눠 가진 셈이다.
나머지 19.9%의 매각도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전략적 투자자 입장에서 경영권도 없는 19.9%의 지분을 떠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필립스의 지분을 넘기는 방법으로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일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LPL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주를 소각하고 신주를 발행할 수도 있고,다른 회사와 합작사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LCD패널의 공급부족 상황에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전략적 파트너를 찾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과 함께,과연 어떤 회사가 경영권도 없는 지분을 가져갈 것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이사회 구성과 사명 어떻게 되나
지난 10일의 블록세일로 필립스전자의 LPL 지분이 25% 미만으로 떨어짐에 따라 LPL의 향후 이사회 구성과 사명 변경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 문제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사회 구성과 사명변경 모두 주총 결의사항이기 때문이다.
LPL 관계자는 "이를 위해 임시주총을 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지분 구조대로라면 필립스 측에서 파견한 2명의 이사 중 한 명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필립스는 현재 이사회 의장과 공동대표겸 CFO를 이사회 멤버로 파견해놓고 있다.
두 명 중 누가 빠지든 LPL에 대한 필립스 측의 입김은 상당부분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신규투자나 합작사 설립과 같은 의사결정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이후에는 사명에서 필립스의 이름이 빠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