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금감위원장은 22일 금융감독 선진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로드맵을 차질없이 추진하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7.5%인 금융산업 비중이 10년 뒤인 2016년 9%로 높아지고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달러 시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드맵의 핵심은 금융감독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현재는 세부사항에 대해 일일이 규제하는 '규정중심(rule based)'의 감독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앞으로는 '원칙중심(principle based)'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즉 금융당국은 큰 원칙과 기준만 정하고 이 테두리 안에서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금융계는 이 같은 패러다임 전환을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아무리 선진화된 감독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이를 운영하는 감독당국자의 행태가 선진화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사람)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권교체기와 맞물려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3년 임기의 금융감독위원장 교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드맵의 100대 추진과제는 6개월 안에 추진할 단기과제 24개,1년 내 실행할 중기과제 53개,3년 내 완료할 장기과제 23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금융감독 선진화 추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운열 서강대 부총장은 이날 김 위원장의 브리핑이 끝난 후 "일부에서 냉소적인 반응이 있지만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사명감과 소신을 갖고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