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백화점은 대부분 100년 역사를 갖고 있지만 30년 역사의 한국 백화점에서 배울 게 적지 않습니다."

국내 유통시장을 시찰하기 위해 방한한 나카무라 다네오 일본백화점협회장(70)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일본 백화점이 초심으로 돌아가 살아남을 길을 찾기 위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월 한국백화점협회 사장단의 일본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방한한 그는 서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이날 열린 '일본 백화점의 변화 혁신 전략 및 한국 백화점의 신성장 전략'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나카무라 협회장은 "과거 일본 백화점 업계는 미국과 유럽의 백화점 마케팅을 흉내내 온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롯데리아,롯데시네마 등을 한곳에 갖춘 복합쇼핑몰 건립 등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백화점 업계가 활용하고 있는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모바일 상품권과 휴대폰 결제 시스템 등도 일본 백화점 업계가 배워야 할 판매 전략으로 꼽았다.

"롯데그룹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백화점을 세운 데 이어 강화하고 있는 베트남ㆍ인도ㆍ중국 등 브릭스(VRICs) 4국 진출 전략은 최근 들어 해외진출이 주춤해진 일본 백화점 업계에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나카무라 협회장은 1961년 미쓰코시백화점에서 골프매장 영업사원으로 출발해 미쓰코시 도쿄 신주쿠점과 긴자점 사장직을 역임한 정통 '미쓰코시 맨'이다.

2006년 사장직에서 물러났으나 미쓰코시백화점 총고문으로 다시 취임했고,이에 앞서 2004년 맡은 일본백화점협회장직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자신이 팔고 있는 상품을 자세히 알아야 소비자에게 당당할 수 있다"란 유통 철학을 밝힌 나카무라 협회장은 한ㆍ일 백화점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직업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