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나 상품을 모방한 소위 '짝퉁' 피해를 막기 위한 국제 조약이 추진된다.

모방품을 양산하고 있는 중국 등을 겨냥해 다국 간 대책이 마련되는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30여개국 정부는 자동차나 브랜드 상품 등의 모방품 유통을 막기 위해 다국 간 조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 관계국 정부가 실무 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모방품 거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지식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최저 금지 기준을 정해 가맹국에 준수를 촉구하고 있지만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관련국들이 모방품 거래를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가칭 '모방품ㆍ해적판 확산방지 조약'을 추진키로 한 것.

이 조약엔 짝퉁 상품의 수출을 금지하고 세관이 모방품을 적발하면 몰수ㆍ폐기토록 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또 인터넷을 통해 모방품을 유통시키는 판매업자의 개인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조약 체결엔 미국과 EU의 27개 회원국, 일본 스위스 뉴질랜드 멕시코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짝퉁 상품 제조국으로 악명 높은 중국은 당장 가입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은 아직 조약을 준수할 만큼 짝퉁 상품 단속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관련국 판단이다.

이에 따라 법이 정해지더라도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관련국들은 일단 30여개국 간 조약을 2~3년 안에 체결한 뒤 중국은 나중에 가입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론 WTO 가맹국 150여개국이 모두 조약에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세계 전체의 모방품 거래액은 연간 80조엔(약 6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모방품을 중국에서 만든 뒤 일단 제3국으로 보냈다가 다시 수출,법망을 피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