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0나노, 64기가 낸드 플래시 개발에 성공, 메모리 집적도가 1년에 두 배씩 증가한다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의 메모리 신성장론을 일컫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8년째 입증해 보였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기존 무어의 법칙을 대체하는 기술적 신화를 계속 이어감으로써 이 분야에서의 기술주도권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SaDPT라는 독창적인 공정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반도체 산업 전체를 기가 이후 테라시대를 향해 한단계 도약(跳躍)시켰다는 평가도 아울러 받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 이어 이번 기술적 성공으로 일각에서 제기됐던 위기론을 일거에 불식시켰다.

나아가 대용량 메모리 시장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유지한 고지에 올라섰다.

국가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한마디로 기술혁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의미를 일깨워주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경제가 지금 가장 목말라하는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선도해 왔던 IT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까지 대두된 터여서 그 위기감은 더욱 컸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끝없는 반도체 기술혁신은 '제2의 IT혁명', 다시 말해 성장동력으로서의 IT 역할이 결코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따지고 보면 조선 철강 등 소위 전통산업들이 기대 이상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지속적인 기술혁신(革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생명 나노 등 신산업 역시 우리나라만의 신산업이 아니란 점에서 결국은 누가 더 과감하게, 끈질기게 덤벼드느냐에 달린 문제다.

한마디로 성장동력은 특정 분야에 있다기보다는 끝없는 도전과 기술혁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성장활력을 되찾는 방법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반도체에서와 같은 기술혁신이 곳곳에서 더욱 왕성하게 촉발되도록 하는 것이다.

왜 기업의 기를 살리고, 정부가 기업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하며, 인재개발에 눈을 돌려야 하는지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