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0나노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반도체 집적 용량을 매년 두 배씩 늘릴 수 있다는 '황(黃)의 법칙'을 8년 연속 입증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리딩 기업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23일 "CTF(Charge Trap Flash) 기술과 30나노의 초미세 회로 설계 기술인 'SaDPT(자가정렬 이중패턴 기술·Self-aligned Double Patterning Technology)'를 응용해 30나노 64기가비트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30나노 기술은 머리카락을 4000분의 1로 나눈 수준의 선폭으로 회로를 설계하는 초미세 기술. 이 기술을 통해 손톱 만한 칩에 640억개 트랜지스터(데이터 저장 소자)를 집적시킨 게 64기가 낸드플래시다.

이 칩을 이용해 128기가바이트(GB) 메모리 카드를 만들면 DVD급 영화 80편,45만권 분량의 책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또 1인당 30억개에 달하는 DNA 정보를 총 40명 분량까지 저장할 수 있어 '바이오 칩'과 같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컨버전스형 산업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0나노 64기가비트 낸드플래시를 2009년부터 본격 양산,3년간 총 200억달러에 달하는 신시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칩 개발을 위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CTF 기술과 함께 SaDPT 기술을 새로 적용했다.

SaDPT는 40나노급 장비로 30나노 이하의 미세 회로를 만들 수 있는 기술. 포토 공정(반도체 회로인쇄)을 두 번 반복해야 하는 기존 DPT 공정과 달리 한 번의 포토 공정만으로도 미세 회로 설계가 가능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태명/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