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가공할 정도로 빠르다.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발달로 매일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는 것조차 버겁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정보를 대면하지만,그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힌트를 얻어내는 최고경영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지속 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오늘날 CEO들의 공통된 경영화두다.

우선 처해 있는 상황을 새롭고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분석해 낼 수 있는 비범함이 필요하다.

기존의 시각과 사고방식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방법이 새로운 창조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자동차 핵심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시장점유율 상위에 랭크돼 있는 중소기업 D사의 사례를 보자.이 회사는 기술ㆍ영업력이 탁월하고 기타 부품업체 대비 수익성도 높다.

따라서 꾸준한 매출 신장을 달성하면서 외형상으론 남부러울 것 없는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그렇듯이 D사 역시 완성차 업체의 가격인하 압박 속에서 활로를 찾는 일에서는 예외일 수 없었다.

D사 대표는 한때 당장의 원가경쟁력 회복이 가능한 조직ㆍ인력에 대한 조정 유혹에 빠져들었다.

지속 성장기반 구축보다는 단기간 안에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구조조정 여부를 놓고 고민을 한 것이다.

그는 장고(長考) 끝에 향후 다가올 중국ㆍ인도와의 경쟁상황을 고려할 때 저임금은 일시적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기계화와 자동화,신제품 개발과 기존 제품 품질개선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대표의 이 같은 용단은 생산원가 절감으로 이어졌고 현재 저원가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됐다.

'앞선 시각으로 핵심기술과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살 길'이라는 경영의 예외 없는 성공법칙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소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의 역량,사업영역,핵심역량이 그것이다.

중소기업에서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지대하다.

사업영역을 선택하고 핵심역량을 창조,유지하는 일은 물론 기업 내외에 비전을 보여주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일이 모두 CEO의 몫이다.

CEO의 치밀한 분석과 사전 준비가 실패를 줄이고 성장을 기약한다.

1970년대 캐논,리코,니콘,미놀타,펜탁스,올림푸스 등 일본의 카메라업계는 회사당 평균 2000억~3000억엔대의 연매출로 '대동소이' 했지만 2001년 캐논과 펜탁스의 매출 차는 30배를 넘어섰다.

결국 필름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를 넘어 프린터ㆍ복사기 제조업체로 신규 사업영역을 개척,진출한 캐논사는 연매출 3조엔(한화 23조4400억원)이 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고,디지털카메라에서 성장을 멈춘 펜탁스사는 1970년대의 매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1936년 세계 최초로 컬러 필름을 개발,세계 필름시장을 주도했던 Agfa(아그파)사는 디지털시대의 도래 후 새로운 사업영역 확보에 실패,2005년 파산을 선언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글로벌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CEO의 용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올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중소기업들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미래수익원 확보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아직 확보하지 못했다'와 '3년 정도까지 확보했다'가 전체 응답자의 53.5%를 기록,국내 기업들이 신수익 모델을 찾는 것에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변화 속에 기회가 있고 기회 속에 리스크가 있는 법. 현재 자사만이 보유한 경영자원과 기술ㆍ능력, 장래의 시장 니즈 등을 정밀하게 분석ㆍ융합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기업만이 미래사회에 생존 가능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