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 2000CC급 중형 세단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각 자동차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경쟁을 벌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자사의 간판모델인 중형 세단 업그레이드 작업에 잇따라 나서면서 자존심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르노삼성이 지난 7월 SM5 뉴 임프레션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현대자동차가 새로워진 쏘나타를 내놓고,내년에는 기아자동차와 GM대우가 연달아 로체와 토스카의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다음 달 중순께 쏘나타 부분변경(3년여 만에) 모델을 내놓는다.

2004년 8월 현재의 쏘나타(NF)가 출시된 이후 처음 나오는 부분변경 모델이어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새 쏘나타는 라디에이터 그릴 모양이 달라지는 등 외관 디자인이 보다 세련되게 바뀌었다.

특히 센터페시아를 비롯한 인테리어가 크게 달라졌다.

기존 쎄타 엔진의 출력과 연비를 대폭 향상시킨 '쎄타2' 엔진으로 재무장해 성능도 몰라보게 개선됐다.

멀티미디어와 편의사양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기아차는 내년에 중형 세단 로체를 확 뜯어고칠 계획이다.

'제2의 오피러스 신화'를 꿈꾸고 있다.

신차에 버금가는 수준의 개선작업을 통해 인기모델로 재탄생한 오피러스의 성공을 재현시킨다는 복안이다.

우선 디자인을 보다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특히 5단 변속기를 장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로체는 내년 여름께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M대우의 토스카도 대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초 나올 토스카 부분변경 모델은 국내 중형세단 가운데 처음으로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다.

GM대우는 다음 달부터 보령 변속기 공장에서 6단 자동변속기를 양산,신형 토스카에 공급할 계획이다.

지금도 토스카는 국내 중형세단 중 유일하게 5단 자동변속기(도요타 계열의 아이신사 제작)를 달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자동 변속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단수가 높을수록 연료효율이 높고 변속충격이 적어 승차감이 뛰어나다"며 "새 토스카가 시판되면 국내 중형차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7월 중형세단 SM5의 새 버전인 SM5 뉴 임프레션을 선보였다.

더욱 역동적고 우아한 모습으로 새롭게 디자인됐다.

무엇보다 엔진이 바뀐 게 가장 큰 특징.기존 SR엔진에 비해 무게를 16㎏이나 줄이면서 파워와 연비는 개선시킨 르노-닛산그룹의 최첨단 뉴 2.0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최대출력이 143마력으로 높아졌고 연비도 ℓ당 11.0㎞(자동변속기 기준)에 달한다.

현재 국내 중형차시장은 쏘나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쏘나타는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8만2000여대가 팔렸다.

뒤를 이어 SM5가 5만5000여대를 기록했다.

3위는 2만3000여대의 기아차 로체,4위는 1만8000여대의 GM대우 토스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