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에서 호통치고 명령하던 강한 왕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 왕은 유동근·임동진처럼 외꺼풀 눈매에 턱선과 광대가 살아있어 강한 남성성을 부각시키는 인물이 주를 이뤘으나, 올들어 배용준·고주원 등 곱상한 꽃미남들이 왕 역할을 맡으며, 부드럽고 로맨틱한 또다른 왕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


태왕사신기의 배용준(광개토대왕 役)은 그의 부드러운 얼굴 소유자로 광활한 대륙정복을 이룬 광개토대왕의 남성성과는 잘 매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캐스팅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태왕사신기는 이를 역으로 공략, 배용준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태자 담덕시절 이야기를 풀어가며, 광개토대왕의 야성적인 정복자로서의 선입견을 깨고 외유내강의 새로운 광개토대왕 상을 표현해 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왕사신기 속 태왕은 늘 웃고있지만, 외꺼풀 눈매 속에 드러나는 눈빛만은 분명 절제 되어있다. 이는 본격적으로 펼쳐질 광개토대왕의 정벌기 속에 리더로서의 여유를 보여주면서도 단호함을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王과 나의 고주원(성종 役)은 작고 갸름한 얼굴에 큼직한 이목구비와 큰 키를 가진 전형적인 서구형 미남이다. 이에 조선시대 왕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크고 우수에 찬 눈망울은 극의 핵심이 되는 사랑에 얽히고 설킨 성종의 로맨스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배용준과 고주원 이 둘은 전통적인 왕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로 논란이 있었지만 각각의 부드러움과 로맨틱함의 장점을 살려 극의 중심을 탄탄히 잡아나가고 있다.


왕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고는 하나 전문가들은 왕의 역할을 맡는 인물들에게는 시대를 초월한 공통 분모가 있다고 한다.

나비성형외과 문형진ㆍ신예식 원장은 "시대적으로 왕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들은 길고 곧게 뻗은 잘생긴 코를 가지고 있다"며 "코는 예로부터 남성성을 상징하고, 관상학적으로도 재물운을 관장한다 알려져 왔기 에 곧게 뻗은 잘 생긴 코는 왕의 위엄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며 왕을 돋보이게 해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정우 기자 cyclone2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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