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께 라인 착공… 대형시장 선도


삼성전자가 이르면 2009년께 60인치 이상의 대형 LCD패널을 생산하는 10세대 라인을 짓는다.

세계 LCD업계에서 10세대 투자에 나서는 것은 일본 샤프에 이어 삼성전자가 두 번째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8세대 라인 양산을 개시,46인치,52인치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10세대 투자를 통해 60인치 이상 대형 LCD TV시장의 주도권을 쥔다는 전략이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2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막한 디스플레이 전문 전시회 'FPD 2007'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삼성전자의 향후 LCD패널 신규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이 사장은 "올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 8세대 이후 차세대 라인 투자는 9세대를 생략하고 10세대로 바로 넘어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10세대 패널에 쓰일 기판 사이즈는 3000±α㎜×3000±α㎜ 정도로 60인치 TV용 패널 8장,70인치 패널 6장을 생산할 수 있는 크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8세대 LCD라인을 본격 가동한 데 이어 내년 초에 8-2라인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0세대 투자는 2009년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세대 투자규모는 8세대 라인 건설에 2조7000억원을 투입한 것을 감안할 때 약 3조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0세대 투자도 7세대와 8세대 합작파트너인 일본 소니와 공동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왜 10세대로 직행하나

삼성전자는 2004년 세계 최초로 7세대에 투자했다.

당시 일본 샤프와 LG필립스LCD 등 경쟁업체들은 4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시장 진입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을 시기였지만,삼성전자는 소니와 함께 과감하게 선행 투자를 선택했다.

결과는 대성공. 2005년 7세대 라인이 본격 가동한 직후 40인치 LCD TV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 1위를 확고히 다질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8월 8세대 라인을 본격 가동하면서 50인치 시장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10세대 투자를 전격 선언한 것은 60인치 시장에서 샤프의 독점을 용납할 수 없다는 '맞불 전략' 성격이 강하다.

샤프는 최근 2009년까지 오사카 사카이 시에 월 6만장(웨이퍼 투입 기준) 생산규모의 10세대 라인을 건설하겠다는 투자계획을 발표했었다.

이 사장은 "삼성의 10세대 라인에서는 일본의 샤프가 검토하는 10세대 라인의 65인치 패널보다 큰 70인치 패널을 생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차세대 TV 시장은 60인치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시험 판매한 70인치 패널이 TV 시장과 DID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70인치 패널 양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잉투자 논란

삼성과 샤프의 10세대 투자계획에 대해 '과잉 투자' 논란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50인치 TV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60인치대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겠느냐는 점에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40인치대 패널 규모는 1869만대인 반면 50인치대 패널 시장규모는 113만대에 불과하다.

내년의 경우 40인치대 시장규모는 3090만대,50인치대는 238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삼성전자는 대형 패널 생산에 주력해 2010년까지는 4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생산 비율을 60% 이상 높일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패널 평균 판매가격은 시장 평균치보다 30%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명/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