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바이엔 BT 회장은 "어떤 기업이든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한다면 편하게 느끼는 '안전지대'를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동안 많은 성과를 냈던 한국 기업들도 편안함에 안주하지 말고 도전적으로 인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츠 크레머 BMW그룹 인재양성최고임원, 초콕퐁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최고경영자, 리처드 리온스 골드만삭스 인재양성 최고임원도 24일 인재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인재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버바이엔 회장은 이날 개막 기조연설에 앞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한국기업이 지금까지 제품에 브랜드를 붙여 판매해 성공했지만 앞으로 인재에 브랜드를 붙이는 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바이엔 회장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기업이 브랜드와 제품 분야는 강하지만 서비스나 글로벌한 인재 부분에서는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기술은 어디서든 제공할 수 있지만 인재들은 우리가 어느 시장에서 어느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BT 버바이엔 회장

3~4년 전부터 어느 곳이든 아무런 단절없이 원하는 사람과 일하는 게 가능해졌다.

엄청난 연결성으로 인해 IT 아웃소싱 등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인적자원을 보는 시각도 바뀌었다.

제품 중심에서 인재중심의 시각으로 대전환을 맞게 됐다.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들의 경험이 중요하다.

자동차,공항,통신산업에 종사하든 결국 서비스가 차별화 요소이며 이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은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어떤 기업이든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한다면 교육의 두 가지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먼저 단지 지식을 습득하는 법이 아닌 학습하는 방법을 교육시켜야 한다.

또 자신이 편하게 느끼는 '안전지대'를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 기업이 많은 성공을 거뒀지만 편안함, 성공에 안주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안전지대를 벗어나야 보다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BMW 크레머 최고임원

BMW는 전 세계적으로 10만6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 중에서 7만5000여명이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전 세계 130여개 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어느 시장이든 동질한 BMW의 품질을 기대한다.

이를 위해 직원 하나하나가 개인으로서의 재량을 발휘할 수 있게끔 전체 생산흐름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시장별로 로컬한 특색이 나타나도록 하면서도 BMW 전체적인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적자원도 마찬가지로 로컬한 특징과 그룹 차원의 일관적인 색채 간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BMW 유전자라고 불리는 7가지 가치관 철학이 대표적이다.

정체성,신뢰성,성과,열정,자유,팀워크 등 7가지 BMW DNA를 갖춘 10만여명 임직원들 덕분에 엄청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BMW는 혁신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혁신은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선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창이공항 초콕퐁 최고경영자

창이국제공항이 글로벌 허브 공항으로 성장한 데는 싱가포르가 가진 우수한 교육인프라에 힘입은 바 크지만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는 만큼 인재양성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개별 직원들의 관심과 회사가 요구하는 자질을 결합시키면 추가적인 도약이 가능하다.

특히 이질적 문화 환경을 수용할 수 있는 자질,돌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회사 발전 비전을 제공하는 통찰력을 갖춘 리더 육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이공항은 이 같은 인재 수요에 맞춰 5000만달러 이상을 투자,교육시설을 세웠다.

업무 분야별 직원 전문성을 높이고 있고 직무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특히 사내에 태스크포스팀을 두고 체계적인 멘토링 프로그램을 마련,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 리온스 최고임원

인재개발을 활성화시키려면 수평적인 조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구성원들끼리의 정보 상호작용을 표시한 '정보흐름 지도'를 그려보면 조직의 수평화 수준을 알 수 있다.

정보가 집중되는 '허브'가 많을수록 수평적 조직으로 볼 수 있다.

조직혁신은 부서들끼리의 다양한 수평적 교류에서 나온다.

또 구성원 개개인이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을 때 서로 동등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며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