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의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 1호'가 24일 오후 6시5분(현지시간)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중국은 중화 민족의 부흥을 선언한 후진타오 주석 집권 2기의 개시에 맞춰 달 탐사선을 쏘아올렸다.

러시아 미국 일본에 이어 중국은 세계 네 번째로 달 탐사국 자리에 올랐고 인도는 내년에 탐사선을 쏠 계획이어서 강대국 간 달 정복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새 지도부 출범 맞춰 발사

"준비 1분 전." 관제탑의 지령과 함께 창어 1호를 받치고 있던 지지대가 떨어져 나갔다.

창어 1호에서는 예열 때문인지 수증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정확히 오후 6시5분에 창어 1호는 불꽃 기둥을 꼬리에 달고 솟아올랐다.

1957년 옛 소련의 인류 첫 우주선인 스푸트니크호 발사 소식을 듣고 당시 중국의 지도자 마오쩌둥이 "중국은 우주선은커녕 감자 하나도 우주에 쏠 능력이 없다"고 개탄한 지 50년 만에 중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달 탐사 위성을 멋지게 쏘아올렸다.

후 주석 등 중국 공산당의 새 지도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사된 창어 1호는 오는 31일 지구와 달의 전이 궤도에 진입한 뒤 지구로부터 38만㎞ 떨어진 달 궤도에 다음 달 5일 들어간다.

달 상공 200㎞ 지점에서 127분 만에 한 번씩 돌며 1년간 탐사 활동을 한다.

달 표면의 광물 원소를 분석하는 한편 달 표면의 입체 영상도 전송할 예정이다.

창어 1호는 무게 2350㎏이며 태양 전지판을 펼칠 경우 길이는 18m 정도다.

제작 및 발사비용으로 총 10억~14억위안(약 1200억~1700억원)이 들었다고 중국측은 밝혔다.

이날 시창 위성발사센터 인근은 고작 10초 정도이지만 역사적인 장면을 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1500석의 관람권(한화 10만원 상당)이 동났고 시창 시내 호텔 방도 매진됐다.

◆강대국 달 정복 경쟁 본격화

중국은 이번 탐사위성 발사에 이어 2012년 착륙선,2017년 왕복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일본은 달 탐사위성 '가구야'를 발사했다.

인도도 내년 초 525㎏짜리 위성 '찬드라얀 1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미국 역시 2020년까지 달에 영구 기지를 건설하고 2024년부터는 인간이 상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달 탐사 경쟁을 벌이는 것은 자원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달에는 최대 500t 이상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헬륨3(원자량이 3인 헬륨)' 등 희귀 자원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미국 등은 중국의 달 탐사위성 발사를 '제2의 스푸트니크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원은 올초 보고서를 통해 한 해 20만명 이상의 과학자가 탄생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달 탐사 참여는 미국이 우주 개발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