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증시가 하루 변동폭 80포인트를 넘는 불안한 장세를 연출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최고 2003.20,최저 1923.07을 기록해 변동폭이 80.13포인트나 됐다.

이날 증시는 뉴욕 증시의 영향으로 상승세로 출발해 오전 한때 2003까지 오르며 지수 2000대 재진입 전망을 밝게 했다.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뉴욕발 악재였다.

오후 들어 메릴린치가 예상보다 안 좋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퍼지며 뉴욕 증시의 낙폭이 커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국내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인터넷판에서 메릴린치가 부채담보부채권(CDO)의 부실로 3분기에 예상치보다 20억달러 많은 70억달러를 상각 처리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외국인도 이날 선물시장에서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프로그램 차익 매물을 쏟아냈고 기관들이 매도에 가담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위원은 "메릴린치의 실적 악화로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발표에 따른 추가 긴축 우려,유가의 하락폭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수 방향을 돌려놓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지수가 저점 대비 100포인트나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이 가장 주요한 하락 요인으로 보인다"며 "시장환경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중국이 추가적인 긴축 조치를 내놓을 경우 단기적으로 1800대까지 다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