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SK그룹, 행복날개 달고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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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지 이제 4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시장에서는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긍정적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이러한 평가를 받기까지 SK그룹은 많은 변화의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지주회사로 오기까지의 SK 성과와 향후 과제를 조성진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하늘 빼곡히 연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SK그룹이 지난 2월 개최한 연날리기 행사.
이날 행사에서 최태원 SK 회장은 연 100개를 이어 하늘에 직접 띄웠습니다.
SK의 상징인 '행복날개' 모양의 연 꼬리꼬리에는 SK 직원들의 소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최 회장은 '행복경영'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연을 날렸습니다.
"우리의 소망을 담아 날려서 이 연들이 다 날아가서 많은 소비자와 우리 고객들이 더 많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도 행복이 더욱 충만해졌으면 좋겠습니다."
"SK그룹의 싱징인 '행복날개'는 그룹이 추구하고 있는 '행복경영'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고객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회사도 발전하자는 '행복날개'의 정신, SK그룹은 이러한 가치를 담아 지주회사라는 새로운 체제를 출범시켰습니다."
지난 7월 1일 SK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선포했습니다.
기존 SK(주)는 지주회사인 SK(주)와 사업회사인 SK에너지로 분리됐고 계열사들은 SK(주)를 정점으로 수평적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당시 이러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출범을 새로운 시작으로 표현했습니다.
"지주회사라는 게 뭐가 끝난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구요,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서 회사의 성과들이 더 많이 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첫 단추를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SK그룹은 제 3의 창업을 선포했습니다.
1953년 수원에서 소기업으로 시작한 것이 제 1창업이라면, 1975년 최종현 선대 회장은 '석유에서 섬유까지'를 명제로 한 제2창업을 추진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며 SK그룹은 에너지, 화학과 정보통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제 3창업 선언은 지주회사 전환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미 SK그룹 내부에는 계열사 곳곳에까지 지주회사 체제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돼 있습니다.
"회사 사명이 SK(주)에서 SK에너지로 바뀌었는데요, 사명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저희 비즈니스 영역이 종합에너지기업으로서 비전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저 개인으로 보자면 큰 변화가 있거나 하는 일에 변화가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회사 전체로 보자면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SK를 비롯한 지주회사들에게 부채비율이 200% 미만, 그룹 계열사간 상호채무보증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SK도 이런 점에서 볼 때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이다 이렇게 예상하고 있고..."
"지주회사는 투자, 자회사는 사업이라고 하는 역할 분담이 분명해져서 자회사의 책임경영체제와 사업의 전문성이 확보돼 결국 이것이 주가와 기업가치 상승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SK그룹 측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야말로 주주와 고객이 행복해지고 더불어 회사도 행복해지는 '행복경영'의 실천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변화의 시작은 1998년 최태원 회장 취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취임 후 '글로벌성장'과 '시스템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던 최태원 회장은 2002년 '뉴 SK' 선포를 통해 변화를 채찍질했습니다.
하지만 1999년부터 이어진 악재들로 SK그룹은 회사의 존폐마저 걱정해야 하는 위기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SK네트웍스의 전신인 SK글로벌의 분식사태로 총수가 구속됐고 업친 데 덥친 격으로 소버린 등 외국계 자본의 경영권 위협으로 SK그룹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것입니다.
하지만 SK그룹은 이 과정에서 그룹 내부의 변화를 통해 이를 차근차근 극복했습니다.
다른 대기업과는 다르게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정착시켜 나갔고, 취약한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런 시간들은 결국 그룹의 체질을 강화하는 하나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결국 소버린의 경영권 위협이 시련이었지만 이것을 통해 최태원 회장이 주력 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또한 그룹 전체에 대한 리더십을 확립하는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화의 결과물들이 서서히 경영성과로 나타났습니다.
최 회장 취임 당시 36조원에 불과하던 SK그룹의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조원까지 늘었습니다.
중국의 제 2의 내수시장으로 삼는 등 해외공략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경영성과도 가시화됐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그룹 내 SK에너지, SK인천정유, SKC, SK케미칼 등 4개 제조회사의 수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수출금액도 264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글로벌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말 SK네트웍스는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했고 SK그룹 임직원들을 긴 고통의 터널로 몰아 넣었던 SK 사태는 완전히 막을 내렸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외국인들이 SK그룹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습니다.
지주회사 분할 직전 SK㈜는 '포춘'지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창사 이후 최초로 100위권 내에 들어 98위를 기록했습니다.
SK그룹 계열사에 대한 국제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도 잇따라 지난 2일 무디스가 SK에너지에 대해 기존의 Baa3에서 한 단계 상승한 Baa2를 부여한 데 이어 9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SK텔레콤의 달러표시 채권에 대해 한국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A를 부여했습니다.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한 순간에 결정된 것이 아니라 이처럼 험난한 과정들을 거치며 서서히 완성돼 온 것입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SK그룹은 포스트 지주회사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새로운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CEO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CEO들은 이런 차원에서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과 지주회사 체제에서의 지속 가능 경영 등을 집중 논의하고 있습니니다.
SK그룹 외부에서도 지주회사 전환 체제 이후 더욱 많은 과제들을 주문합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서 하나의 기업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닐겁니다. 독자성, 개성이 강한 자회사들을 SK(주)가 어떻게 잘 통합할 것이냐, 이것이 향후 SK그룹 발전의 하나의 관철요소가 될 것이고 이것을 잘 이루어 내는 것이 최태원 회장 리더십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중 상대적으로 SK가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가 약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또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서 10년, 20년 뒤 세계시장의 강자로 남을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K그룹은 최근 더 많은 행복을 전파하기 위해 전 직원이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입니다.
총수와 CEO들까지 나서 연탄을 배달하고 김치를 담그로 소외된 이웃과 행복을 나누기 위해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행복날개를 달고 글로벌 시장을 향하는 SK의 행보를 그룹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높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SK그룹은 어쨌든 지금까지 추구해 오던 여러 변화를 잘 버무려 성공적인 지주회사 체제로의 진입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대로 지주회사 전환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SK그룹은 힘찬 도약은 이제 본격 시작됐습니다. WOW-TV NEWS 조성진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