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블랙 까무어',가격 1억4800만원.아프리카 무어족 여성의 얼굴을 형상화한 것으로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 귀족 가문에서 사용했다는 브로치의 '신상 명세서'다.

절단면이 다양한 무늬를 갖고 있어 '지구의 예술품'이라고도 불리는 캘세더니(chalcedony)라는 보석을 활용한 이 '작품'은 지금껏 국내에서 유통돼온 앤티크 주얼리(antique jewelry) 중에선 최고가다.

살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싼 앤티크 주얼리 200여점을 신세계백화점이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명동 본관 3층 이벤트홀에서 전시 판매한다.

1820∼1900년께 영국 귀족들이 사용하던 보석류들로 머리에 꽂는 핀류가 100만원대고 대부분 '작품'의 가격은 수천만원에 달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3000만원짜리 '죠지안 머프 체인(1820~30년,골드),양식 진주가 발명되기 전 1880년대에 페르시아만산 천연 진주로 만든 브로치(3000만원) 등이다.

신세계가 일본의 앤티크 주얼리 전문업체인 리오인터내셔널을 통해 가져왔다.

신현민 신세계백화점 잡화담당 상품기획자(MD)는 "일본에선 앤티크 주얼리 시장이 약 500억원 규모에 이를 정도로 한창 부상 중"이라며 "올 2월 첫 행사 때도 나흘 만에 3000만원어치가 팔리는 등 국내에서도 차별화를 원하는 보석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석 전문가들은 백화점에서 하는 행사라고 무작정 믿긴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빈센트 시계'가 강남의 유명 백화점에서 팔렸었고,TV홈쇼핑은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시계라며 가짜 앤티크 주얼리를 판매하기도 한 것.

한 보석 디자이너는 "앤티크 주얼리만큼 가짜가 많은 시장도 없을 것"이라며 "서울의 백화점 한 곳에서 200점을 전시할 정도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앤티크 주얼리가 흔하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험은 들어 있는지,소더비나 크리스티 같은 전문 감정업체로부터 증명서를 발급받은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