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격동의 시대(The Age of Turbulence)'에서 "1870년대 이후 글로벌 기업 가운데 매년 3% 이상 노동생산성이 높아진 기업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기업의 노동생산성이 3% 이상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동,즉 인적자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지적이다.

뒤집어 말하면 미래 기업 경영의 성패는 '얼마나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기업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인적자원 관리는 어떤 방식일까.

IBM의 인적자원(HR) 관리ㆍ컨설팅 담당자 팀 링고(Tim Ringo)가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링고는 24일 '글로벌 기업의 혁신적 인재전략'이란 세션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IBM이 전 세계 40개국 404개 기업의 CHO(최고 인적자원관리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먼저 최근 인력 특성의 세 가지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추세에 맞춰 다국적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업 인력의 언어,성장배경,능력의 차이가 다양화되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 노동인력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전개되며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간 첨단기술에 대한 적응 능력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

링고는 "설문조사 결과 이 같은 인력 특성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앞서가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먼저,앞서가는 기업들은 글로벌화ㆍ시장변동ㆍ안보문제 등 기업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인력(Adaptable Workforce)'을 확보하고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기업환경의 변화에 회사인력이 얼마나 적응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13%가 '매우 적응력이 높다'고 답했다.

83%는 '비교적 잘 적응한다'고 응답했다.

링고는 "83%가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매우 잘하고 있다고 답한 13%에 해당하는 기업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며 "13%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미래 기술 변화에 맞는 인력 활용계획과 우수 인력의 적재적소 배치 여부,협업의 효율성 등에서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설문조사 결과는 앞서가는 기업일수록 '재능 있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차세대 리더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링고는 이를 '리더십 갭(Leadership Gap)'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화를 추구하는 많은 기업들이 조직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리더가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었다"며 "리더들에게 새로운 교육 기회와 도전 무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외부의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탤런트 브랜드(Talent Brand)',즉 '한 번쯤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