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로버트 배로 하버드大 교수, 서브프라임 사태는 미래 위기 예방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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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재포럼 마직막 날인 25일 '세계경제 위기가 한국에 주는 교훈'이란 조찬 특별강연을 통해 세계 경제의 핵심 이슈에 대한 그의 시각을 '직설법'으로 풀어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는 '시장의 실패'를 보여준 전형이라는 지적에 대해 배로 교수는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금융사들이 대출의 위험성을 분석하는 데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시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고 향후 유사한 위기를 예방하는 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려고 할 때 비효율이 오히려 높아진다"며 "자유시장주의가 대부분 환경에서 잘 작동하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로 교수는 또 "부시가 잘한 일은 '2003년 세금인하'와 지난해 '벤 버냉키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지명한 것' 등 두 가지뿐"이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시 행정부는 2000년 후반 시작된 경기 하강과 9.11테러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164억달러를 줄이는 감세안을 2003년 통과시켰다.
당시 감세안에 대해 재정적자만 확대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았지만 감세로 인한 경기부양이 세수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현실화됐다.
배로 교수는 버냉키 FRB 의장에 대해 굳은 신뢰를 보냈다.
20여년간 버냉키를 알아왔다는 그는 "경제학적 배경으로 보면 버냉키 의장이 그린스펀보다 한수 위"라고 치켜세웠다.
버냉키는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스탠퍼드대와 프린스턴대 교수를 역임한 석학인 반면 그린스펀은 젊은 시절부터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1987년 취임 후 3개월여 만에 맞은 주가 대폭락 사태인 '블랙 먼데이' 대처에 성공해 명성을 얻었다"며 "버냉키 의장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첫 시험대를 맞아 시장에 확실한 신뢰를 심어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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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배로 교수는 ]
성장이론으로 유명한 거시경제학의 대가.
1944년 미국에서 출생, 대학시절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경제학과로 옮긴 뒤 26살 때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아 일찌감치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미국 브라운대와 시카고대학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1987년부터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로 매년 노벨 경제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명성과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그가 쓴 '거시경제학'과 '경제성장론'은 전 세계 대학에서 경제학도들의 교과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