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됐던 미국 달러보험의 인기가 최근 들어 시들해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하와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상품의 매력이 뚝 떨어진 탓이다.

유학생 부모 등 달러 실수요자만이 달러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은행의 달러보험(거치식 기준) 신규 가입액은 1분기 3240만달러에서 2분기 1760만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는 650만달러로 감소했다.

달러보험은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달러로 보험금을 받는 상품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내는 적립식과 한 번에 목돈을 맡기는 거치식이 있다.

일반적으로 적립식은 달러 실수요 고객들이 많이 가입하고 거치식은 실수요자 외에 은행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이 재테크 목적으로 즐겨 찾는 상품으로 분류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높은 데다 원화 화폐 단위를 낮추는 디노미네이션 움직임이 일면서 거치식 달러보험에 수십만달러의 뭉칫돈을 맡기는 고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올 들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으로 국내 시중 금리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달러보험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실제 10년 만기 달러보험의 이자는 현재 연 5% 선으로 6%에 육박하는 국내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동안 달러 약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보험 대신 주식형 펀드를 찾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달러보험 가입자들은 성급히 보험을 해약하지 말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최영식 외환은행 방카슈랑스팀 과장은 "대부분 만기가 10년인 달러보험을 만기 전에 해약하면 원금의 일부분을 깎일 가능성이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는 만큼 만기 전 해약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