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경제학)는 "구매력 기준으로 볼 때 달러화 가치는 이미 과도하게 떨어진 상태"라며 "추가적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배로 교수는 또 "소득 불균형과 빈곤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경제 성장"이라며 "세계화와 자유무역은 절대적인 빈곤을 없앨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소득 격차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로 교수는 25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적자원(HR) 포럼(약칭 인재포럼) 마지막 날 특별 조찬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자유무역 확대가 빈부 격차를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자유무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는 산업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소득 불균형이 확대될 수도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소득 불평등을 줄인다는 것이 역사의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배로 교수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구매력 기준으로 봐서는 달러화 가치가 이미 과도할 정도로 떨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과 비교할 경우 미국 상품의 가격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배로 교수는 또 2400억달러가 넘는 한국의 외환 보유액에 대해 "위기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정부의 의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수준"이라며 "해외투자 확대 등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해 외환 보유액의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