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의 주식 투자 대기 수요가 만만치 않다.

증시가 폭락해도 공포에 떨기보다 저가 매수 기회라며 적극적으로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또 직접투자에서도 조정기에 대규모로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대기 매수세가 워낙 탄탄해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풍부한 대기 매수세

지난 22일 미 다우지수 하락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무려 66.29포인트(3.36%) 급락했지만 개인들은 이를 저가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로 간주,공격적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

자산운용협회와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23일 국내 주식형펀드 순유입액은 총 3854억원에 달했다.

이는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으로 주가가 하락했던 8월13일(4215억원) 이후 2개월반 만의 최고치다.

순유입액은 설정액 증가분에서 재투자분을 제외한 것으로 순수하게 새로 유입된 자금이 얼마인지를 추산할 때 쓰는 지표다.

또 주가가 1.75%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던 직후인 22일에도 국내 주식형펀드 순유입액은 323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주가가 1.07% 올랐던 18일엔 순유입액이 422억원에 그쳐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기다렸다가 펀드에 자금을 넣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투자에서도 개미들은 주가 조정기에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1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2058.85)를 기록한 이후 조정을 보인 24일까지 개인들은 약 1조8000억원을 사들였다.

개인들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주가가 2000을 향해 거침없이 상승할 때 오히려 줄어들었다가 2000 고지를 밟고 조정을 받자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가 하방경직성 강화될 것'

전문가들은 조정기마다 증시 진입을 노리는 대기 매수세가 풍부해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20개 대형 펀드의 현금 비중은 현재 5.63% 수준"이라며 "공격적으로 주식을 운용했던 5월과 6월의 3~4%에 비해 높아 주가 하락 시 기관 자금의 추가 매수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하락기에 주식형펀드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유지되고 있다"며 "1900선이 무너졌을 때 왕성한 매수세가 유입된 만큼 1900선이 강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자금 유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는 기관 매매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라도 기관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 간 차별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일부 중국 관련주와 자산관리 관련 증권주,보험주,내수주 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