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이어 강삼재 전 부총재 만나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는 25일 무소속으로 올 대선에 출마할 지 여부와 관련, "이전 입장과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후 대우재단빌딩에서 사단법인 자연보호중앙연맹 주최로 열린 `독도의 날' 제정 선포식에 참석, `올 대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전 입장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등의 추가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총재는 축사에서 "그 동안 제가 다녀도 전혀 관심도 두지 않았었는데 갑자기 2~3일 전부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최근 언론의 관심에 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자신의 무소속 출마설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언급은 일체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전 총재가 2주전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를 만난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서빙고동 자택에서 강삼재 전 부총재를 면담하는 등 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보좌했던 인사들을 잇따라 만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출마설은 갈 수록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이명박(李明博) 후보측에서도 출마설이 불거진 이후 이 전 총재를 만나자는 요청은 있었지만, 요청한 인사의 격(格)이 맞지 않아 만남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총재의 팬클럽인 `창사랑'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측에 이 전 총재 대선출마 촉구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박사모 게시판에 공개서한을 띄워 "어찌 이 전 총재만이 보수 우파의 얼굴 마담이 될 수 있겠느냐"며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서청원, 홍사덕, 최병렬님이 모두 대선 후보로 등록해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면 박근혜 전 대표로의 후보교체론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직계 민주계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연대 21(회장 박종웅)'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총재의 불투명한 태도는 말로는 좌파정권 연장 저지를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좌파정권 연장을 방조하는 이중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5%p)를 실시한 결과,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에 반대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52.2%였으며, 찬성하는 응답자 비율은 29.7%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