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없이 무너지는 듯 보였던 SK. 2연패 늪에서 허우적대던 위기의 SK를 구해낸 것은 용병 투수 마이클 로마노였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온 로마노는 6회까지 4안타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 9-1 대승의 발판을 놨다.

홈에서 두 경기를 모조리 내줘 벼랑 끝에 몰린 SK는 3차전을 이겨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로마노는 올 시즌 12승4패, 평균자책점 3.69의 좋은 성적으로 올렸지만 두산을 상대로는 평균자책점 5.40으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썩 미덥지 못했던 탓에 3차전에서야 등판 기회를 잡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 던지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1회초 동료 타자들이 2점을 먼저 뽑아낸 덕분에 로마노는 부담을 덜고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로마노는 1회와 2회를 각각 안타 1개씩으로 막아내면서 순조롭게 출발했고 3회와 4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는 등 쾌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49km의 직구와 130km대 중반의 슬라이더를 주로 섞어 던지면서 무섭게 상승세를 탔던 두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로마노는 5회 들어 1사 후 최준석과 이대수를 각각 몸에 맞는 공과 볼넷으로 내보내는 등 제구가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5회까지 불과 안타 2개밖에 맞지 않고 무실점으로 지켰다.

로마노가 호투를 이어가면서 SK는 2점 리드를 계속 지키다 6회초 대거 7득점해 9-0으로 앞서면서 승부를 갈랐다.

로마노는 6회말 안타 2개를 맞고 1점을 내준 뒤 윤길현과 교체됐지만 선발투수로서 책임을 100% 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