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투자가 대중화하면서 일반인들도 '골드 러시'에 앞다퉈 동참하고 있다.

금이 재테크 시장의 주요 축으로 부상한 양상이다.

실제로 금을 사겠다는 입질은 부쩍 늘었다.

신한은행의 금 적립 상품인 골드리슈 판매량은 이달 들어 25일까지 1067㎏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달 판매량(421㎏)의 2.5배를 넘어선 수치다.

◆골드바는 ㎏당 2500만원 선

예부터 금은 부자들의 은밀한 재산 저장 수단이었다.

장롱에 '금송아지' 한두 마리 키우는 것이 대표적인 부의 상징이었다.

밀수가 많았던 데다 은밀한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음지의 극소수만이 관심을 갖는 재테크 수단으로 통했다.

금이 음지 투자처란 오명을 벗고 재테크 시장의 양지로 나온 것은 2003년 골드뱅킹의 등장이었다.

골드뱅킹이 나오면서 부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소액으로 안전하고 투명하게 금을 사고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이 은행을 통해 금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금(골드 바)을 직접 구입하는 방법과 실물 없이 통장을 통해 적립하거나 매매하는 방법,금 관련 기업이나 지수에 투자하는 이른바 펀드 가입 방법 등이 있다.

금 실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와 기업은행의 윈 클래스 골드뱅킹이 대표적이다.

실물 거래 없이 통장 방식으로 금을 적립하거나 매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시세대로 금을 매입,적립해 만기에 실물 혹은 현금(매각 후)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최소 투자단위는 1g, 2만5000원 정도다.

금 실물의 경우 스위스 UBS에서 수입한 금을 100g,500g,1㎏ 단위로 파는데 1㎏의 경우 2500만원 선이다.

◆'내년엔 온스당 800달러 돌파할 것'

금에 대한 관심은 올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달러 약세로 금값이 천정부지로 뛰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금값의 기준 역할을 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가격은 올초 온스당 635달러에서 10월25일에는 770달러를 넘어섰다.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생한 198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달러화 약세와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 등이 겹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몰린 데 따른 것이다.

금값은 한동안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경제성장 속도와 지속적인 달러 약세 및 인플레이션,개발도상국 중.상류층의 금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할 때 내년 금값이 8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후세인 알리디나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해 글로벌 유동성이 확보된다면 금값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일의 금맥' 저자인 마크 파버는 "미국 경제는 끊임없이 자본을 끌어들여야만 파티를 계속할 수 있는 구조"라며 "달러의 평가절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뭉칫돈이 금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절대 안전자산' 편견은 금물

금도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금도 가격 변동성이 심한 자산인 만큼 '절대 안전자산'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금 투자는 주식형 펀드 등과는 달리 대안 투자용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주식시장 변동에 대한 방패용으로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에만 투자할 경우 주가 폭락의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때 대안 투자로 금에 투자해 주가 폭락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자산의 10% 정도만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제 금값은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선물환 계약을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는 것도 바람직한 전략이다.

또 금 실물을 사고 팔 때는 수수료와 세금 등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